'소신과 뚝심' 이미지…민노총 회계공시 압박·주69시간 논란 조율로 '왕수석' 칭호
文정부 탈원전 반대하다 사표…尹정부 첫 '정책사령탑' 이관섭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의 초대 '정책 컨트롤타워'를 맡게 된 이관섭 정책실장은 정통 관료 출신이지만, 보통의 공무원 이미지와는 다소 결이 다른 일관성과 뚝심으로 현 정부 내에서 핵심적 역할을 해왔다.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인 이 실장은 행정고시 27회로 공직에 입문해 엘리트 관료 코스를 밟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에너지자원실장과 산업정책실장 등을 거쳐 박근혜 정부 시절 산업부 차관을 지냈고, 청와대에서도 두 차례 근무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이 실장은 여러 풍파에 시달려야 했다.

공직을 마치고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으로 옮긴 이 실장은 당시 공공기관장으로는 이례적으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공개적으로 반대해 주목받았다.

이 실장은 정부가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영구 중단을 위한 공론화 작업에 착수했음에도 신고리 원전 건설이 국가 대계를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처럼 소신을 굽히지 않은 이 실장은 정권으로부터 적지 않은 사임 압박을 받았을 것이란 얘기가 정치권에서 나돌았다.

그는 결국 신고리 원전 관련 공론화 작업이 '건설 재개'로 마무리된 뒤 3년 임기를 절반 넘게 남기고 물러났다.

이 실장은 당시 이임사에서 "원자력 발전의 안전에 대한 과학적 믿음에서 벗어나 근거 없이 부풀려지고 과장된 불안감을 해소해야 한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지난해 8월 윤석열 정부 첫 정책기획수석(현 국정기획수석)으로 발탁된 이 실장은 국정 현안 대응에도 강경한 모습을 보였다.

이 실장은 정부 출범 직후 민주노총 등 노동조합의 회계 공시를 압박하며 대통령실 전면에 섰고, 주 69시간 근로 논란이 불거졌을 땐 통합 정책 조정을 전담하며 '왕수석'으로 불렸다.

이 실장은 이날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가운데 유일하게 사임하지 않고 영전했다.

이 실장은 임명 직후 인사말에서 "앞으로 윤석열 정부가 국민들께 약속한 20대 국정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내각과 당의 정책 조율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