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사진=한경DB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사진=한경DB
올해 서울 내 기간제 교사 10명 중 6명이 담임교사 업무를 떠맡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교권 추락 등으로 ‘담임 기피’ 현상이 심화한 데다, 교원 감축으로 일부 지역에서 정규 교원이 부족해진 탓이다.

30일 정경희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서울 기간제 교사 9799명 가운데 5755명(58.7%)이 담임 교사를 맡았다. 이는 정규교원의 담임 비율(49.0%)보다도 높은 수치다. 다만 담임 교사 가운데 정규교원의 비율은 83.3%로 기간제에 비해서는 약 5배 많다.

특히 중학교에서 담임 교사를 맡은 기간제 교사 비율이 70.3%로 가장 높았다. 이어 고등학교 52.7%, 초등학교는 45.7% 순이었다.

생활지도부장 보직을 맡은 기간제 교사도 있었다. 생활지도부장은 학교폭력 등 무거운 업무를 담당하고, 학부모들의 소송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빈번해 교사들이 가장 기피하는 보직이다. 중학교 기간제 교사 가운데 51명(1.4%) 고등학교에서는 7명(0.1%)이 생활지도부장을 맡았다.

기간제 교사의 보직교사 임용은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 시교육청은 2020학년도부터 기간제 교사에게 책임이 무거운 감독 업무를 배정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강제 조항이 아닌 관계로 기간제 교사의 보직 임용은 학교의 자율에 맡길 수밖에 없다는 게 시교육청의 설명이다.

교원 감축으로 인한 정규 교사 부족 문제도 지적된다. 정부는 학령인구 급감세를 고려해 올해 초 2027년까지 신규 채용할 초·중등 교사 채용을 30% 가까이 줄일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교사노조 관계자는 “일부 학교는 전체 교사 중 60%가 기간제 교사여서 담임 업무를 이들이 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특히 인천, 경기처럼 인구가 증가하는 지역에서는 과밀학급 문제가 심각하지만 각 학교가 기간제 교사를 채용하는 방법밖에 없어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혜인 기자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