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이토록 평범한 이름이라도'·'나병식 평전'
전쟁·민주화운동…고난 속에서 성장한 출판인들
출판인들의 자전적 삶을 다룬 에세이와 평전이 잇달아 출간됐다.

'이토록 평범한 이름이라도'(다산책방)는 전쟁고아 출신 생계형 범죄자에서 출판사 대표가 되기까지 파란만장을 삶을 산 임승남 전 돌베개 대표의 삶을 담은 에세이다.

임 전 대표가 1981년 소설 '걸밥' 이후 42년 만에 선보이는 책이다.

저자는 한국전쟁 여파로 네다섯 살 때 부모를 여의었다.

이후 소년원과 교도소를 드나들면서 전과 7범이 됐다.

폭력에 절어 있던 그는 교도소에서 '새 마음의 샘터'라는 책을 읽으며 인생이 달라졌다.

소크라테스·괴테 같은 대문호들이 남긴 명언을 정리한 책이었다.

걸핏하면 주먹이 나갔던 그는 '참는다는 것은 참을 수 없는 것을 참는 것이다'라는 문장을 매일 되새기며 화를 억눌렀다.

문장이 인생에 들어오면서 책도 들어왔다.

그는 피를 토하면서도 한자를 익히고 한글을 연습했다.

출소 후에는 교도소 때 알았던 대학생 형 소개로 출판사 영업사원으로 입사했다.

출판 활동을 하다가 이해찬 전 총리를 만났고, 그가 설립한 돌베개 출판사에서 일을 함께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전 총리가 체포됐고, 임 전 대표가 출판사를 인수해 운영을 맡았다.

그는 '전태일 평전'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등 히트작을 출간하며 출판사를 성장시켰으나 결국 1989년 국가보안법 혐의로 구속됐다.

출판사 대표직은 1993년까지 맡았다.

저자는 "내가 우연히 만난 한권의 책을 통해 인생을 바꾸었듯이 독자들의 인생도 바뀔 것이라고 나는 믿고 싶다"고 말하며 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한 고통이 때로는 귀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고통이 지나가고 나면 몸과 마음이 한층 성숙해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특히 인간성과 품위를 지키며 살아가야 한다고 역설한다.

저자는 "인간은 어떤 경우에도 인간답게 사는 도전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전쟁·민주화운동…고난 속에서 성장한 출판인들
최근 출간된 '나병식 평전'(풀빛)은 민주화 운동가이자 출판인 나병식의 삶을 다룬 평전이다.

나병식은 1970년 서울대 문리대 국사학과에 입학해 유신 첫 시위였던 1973년 서울 문리대 시위로 구속돼 민청학련 사건으로 사형 판결을 받았다.

그러다 풀려나 1979년 풀빛출판사를 세웠다.

풀빛은 1980년대 저항 담론의 진원지 역할을 했던 출판사다.

1985년 광주민주화항쟁의 진실을 처음으로 알렸던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를 발간했고, 이듬해에는 '한국 민중사'를 펴내며 주목받았다.

그는 한국출판문화운동협의회를 이끌고 출판문화 운동에도 앞장섰다.

책은 1949년 태어날 때부터 2013년 64세로 영면할 때까지 파란만장하게 펼쳐진 나병식의 인생을 담았다.

사회 시민운동가인 이재호 씨가 그의 삶을 추적했다.

한편, 평전발간 준비모임은 29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 청년문화공간 JU에서 평전 출판기념회와 나병식 선생 10주기 추모식을 함께 진행했다.

▲ '이토록 평범한 이름이라도' = 256쪽.
▲ 나병식 평전 = 464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