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중러 지원에 북미관계 회복 필요 못 느낄 수 있어"
"韓, 트럼프 확장억제 못 믿어 자체 핵무장 유혹 느낄 수도"
美전문가 "트럼프 재선돼도 김정은과 브로맨스 어려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해도 첫 임기 때 보여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브로맨스'를 재연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미국의 북한 전문가가 전망했다.

스콧 스나이더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은 지난 28일(현지시간) 외교안보 전문지 '내셔널 인터레스트'에 실린 글에서 트럼프의 백악관 재입성이 김 위원장과의 브로맨스를 부활시키고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수준을 둘러싼 한미 간 갈등을 키울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하지만 재임 기간 트럼프는 정치적 유연성을 가치 있게 여기고 당장의 전술적인 정치적 우위를 가져다주는 행동을 우선한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트럼프가 2024년 대선에서 이긴다면 그는 첫 임기 때 달성한 것과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최소 세가지의 새로운 현실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나이더 소장은 첫째로 김 위원장과 대화와 협력을 추진했던 전임 문재인 정부와 달리 윤석열 정부는 트럼프에게 북한의 증가하는 위협에 맞서 억제 전략을 추진하라고 조언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 대통령이 더 이상 북미관계 회복을 지지하지 않는 만큼 미국이 북한과의 관계 회복을 시도할 경우 더 큰 비용이 따를 것으로 봤다.

윤석열 정부는 먼저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밝힐 때까지는 북한과 대화를 재개하려는 트럼프의 노력을 반대할 가능성이 크며 그런 노력을 중재하는 것을 꺼릴 것으로 스나이더 소장은 전망했다.

두번째 현실은 김 위원장이 러시아와 중국에서 더 많은 지원을 받고 있어 트럼프와 대화할 필요를 느끼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스나이더 소장은 2019년 2월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협상 결렬의 수모를 겪은 김 위원장이 대화 재개 조건으로 트럼프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요구를 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 경우 북미가 이전처럼 상대방 정상을 '노망난 늙은이'(dotard)와 '로켓맨'(rocket man)이라고 조롱하며 긴장과 무력충돌 위험이 다시 고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세번째로 스나이더 소장은 한국이 북한과 핵 균형을 달성하려고 할 유혹을 느낄 수 있다고 봤다.

트럼프가 미국을 다시 이끌 경우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을 마냥 신뢰하기 어려운데다 트럼프가 과거 후보 시절 한국의 핵무장을 용인하는 듯한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스나이더 소장은 트럼프의 예측 불가능한 리더십이 남북 안보 역학관계를 극적으로 바꾸고 한국에 대한 미국의 방위 공약을 전례 없는 방식으로 흔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첫 임기 때의 대남, 대북 정책을 반복하기보다는 미중 경쟁 확대에서 비롯된 새로운 지정학적 여건 때문에 그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두번째 임기 외교정책은 "과거 전례와 무관하게 지금 당장의 사건을 활용해 정치적 이익을 창출하는 데 집중하는 트럼프의 거래적 성향에 뿌리를 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