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산 키움증권 센터장 "내년 기술주와 채권 함께 담아야…기준금리 3차례 인하 예상"
"내년 2분기 말부터 한국과 미국 모두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금리가 떨어질 때 좋은 수익을 볼 수 있는 채권 비중을 늘리면서, 기술주 비중도 늘리는 바벨전략(안정적 자산과 고위험 자산을 동시에 편입하는 전략)을 추천합니다."

5일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사진)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자본시장이 우상향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김 센터장은 2019년 리서치센터장에 임명된 뒤 뛰어난 업무 성과를 바탕으로 줄곧 보임되고 있다. 지난해 말 키움증권 리서치센터는 2023년 코스피지수를 2000~2600 선으로 예상했는데, 실제로 올해 지수는 이 범위 내에서 오르내렸다.

김 센터장은 "기준금리가 한미 양국 모두에서 내년 연말까지 0.25%포인트씩 3차례 정도 인하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미국은 내년 연말에 4.75%, 한국은 2.75%까지 떨어진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리 인하와 함께 기업 실적도 호전되면서 증시가 우상향 흐름을 탈 것"이라며 "국내 기업의 수출이 회복되고 있기 때문에 코스피 실적 모멘텀도 살아날 전망"이라고 했다.

바벨전략을 추천하는 건 이런 상황에서 채권에 투자하면 채권 가격 상승에 올라탈 수 있고, 금리 인하에 따라 기술주 역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반기로 갈수록 금리 인하 효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 있어 성장주에 대한 관심을 늘려야 한다"고 김 센터장은 조언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원·달러 환율도 국내 증시에 우호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그는 전망했다. 김 센터장은 "달러 약세 기조에 따라 환율이 최대 1200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했다. 환율이 추세적으로 떨어지면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에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코스피지수 상승에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진다.

김 센터장은 "내년 국내 증시의 추천 업종은 반도체, IT, 기계(방위산업과 전력기기)"라고 했다. 종목 중에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이상 반도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방산), LS ELECTRIC, 현대에이치티, 현대일렉트릭(이하 전력기기) 등이 추천주로 꼽힌다. 그는 "상반기에는 수출 주도형 업종이 증시를 이끌고 하반기에는 소비재 등 내수 업종과 성장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그동안 부진했던 바이오, 플랫폼에 대한 관심도 하반기에는 열어둬야 한다"고 했다.

다만 내년에는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사건이 많기 때문에 상황 변화를 언제든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고 김 센터장은 조언했다. 한국의 국회의원 총선거와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내년에 예정돼 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및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전쟁 등 국제 분쟁도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중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김 센터장은 "국내에서는 총선 전 각종 부양책이 나오면서 증시가 우상향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총선 뒤에는 부채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 등 묵었던 이슈가 터져 나오면서 증시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했다.

중국 증시도 추세적 회복 흐름을 보일 것으로 김 센터장은 전망했다. 그는 "중국의 부동산 부실 관련 불확실성은 상존하겠지만 내수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IT, 소비재, 플랫폼 업종이 반등할 것"이라고 했다.

김 센터장은 "고금리가 장기화될 수 있기 때문에 빚을 내 투자하는 레버리지 전략은 내년에도 자제하는 게 좋다"며 "현금성 자산 비중은 20% 정도로 할 것을 권한다"고 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