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영지의 '술방' 콘텐츠/사진=유튜브 채널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
가수 이영지의 '술방' 콘텐츠/사진=유튜브 채널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
정부가 유튜브와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OTT)에서 음주 장면이 담긴 이른바 '술방'(술+방송)이 많아지면서 이를 막고자 가이드 라인 개정에 나섰다.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29일 '미디어 음주 장면 가이드라인'을 기존 10개 항목에서 12개 항목으로 늘려 개정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에는 '음주 행위를 과도하게 부각하거나 미화하는 콘텐츠는 연령 제한 등을 통해 어린이와 청소년의 접근성을 최소화해야 한다', '경고 문구 등으로 음주의 유해성을 알려야 한다' 등 두 가지 항목이 추가됐다.
방송인 신동엽이 진행하는 '술방'/사진=유튜브 채널 짠한형
방송인 신동엽이 진행하는 '술방'/사진=유튜브 채널 짠한형
최근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유명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사회적 영향력이 큰 사람) 등이 진행하는 술을 주제로 하는 방송이 늘어나는 추세다. 가수 이영지의 '차린건 쥐뿔도 없지만', 개그맨 신동엽의 '짠한형' 등 '술방'을 콘셉트로 하는 토크쇼 웹 예능도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나영석 PD가 이끄는 유튜브 채널 십오야의 콘텐츠 '나영석의 와글와글'에서도 그룹 세븐틴이 출연해 나영석 PD와 술을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담겨 있다.
그룹 세븐틴과 나영석 PD의 '술방'을 담은 콘텐츠/사진=유튜브 채널 십오야 영상 캡처
그룹 세븐틴과 나영석 PD의 '술방'을 담은 콘텐츠/사진=유튜브 채널 십오야 영상 캡처
문제는 해당 콘텐츠에 어린이나 청소년도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다. 유명 진행자가 나오고, 미성년자들에게 인기 있는 게스트가 출연해 술을 마시는 장면을 통해 음주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복지부 측은 "새로운 가이드라인은 유튜브와 OTT를 고려해 만든 것"이라며 "유튜브 등에서 음주 장면이 많이 등장하는데, 법으로는 규제할 수 없으니 자율적 자제를 촉구하는 뜻에서 개정했다"는 입장이다.

또한 가이드라인을 활용해 콘텐츠 제작 단계부터 음주 장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방송국과 인플루언서 및 크리에이터(제작자) 소속사 협회, 콘텐츠 제작 관련 협회 등과 협업을 이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해당 개정안은 30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리는 '음주 폐해 예방의 달' 기념행사에서 공식 발표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