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3일 두바이 방문…"에너지 전환 분기점 될 수 있어"
교황, 건강 문제에도 기후정상회의 예정대로 참석(종합)
폐 염증에서 회복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예정대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 참석할 것이라고 교황청이 28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테오 브루니 교황청 대변인은 이날 취재진에게 "교황이 12월 1∼3일 COP28에 참석한다"며 "교황은 토요일(12월 2일)에 기조연설을 할 것이며, 같은 날 약 20명의 국가 원수를 포함해 약 30명과 양자 회담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루니 대변인은 "교황은 잘 지내고 있다"며 "모든 것이 정상적이다.

교황의 두바이 방문에는 평소처럼 의사와 간호사가 동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황은 지난 주말 독감 증세를 보여 예정된 일정을 취소했다.

병원에서 컴퓨터단층촬영(CT)을 한 결과 폐렴은 아니었지만 호흡 곤란을 유발하는 폐 염증이 발견됐다.

교황이 올해 86세로 워낙 고령인 데다 젊은 시절 한쪽 폐 일부를 잘라내는 수술을 받은 터라 교황청 안팎에서 건강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다행히 교황은 항생제 정맥주사를 투여받은 뒤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교황은 이날 바티칸을 방문한 스페인 주교들을 만났고, 29일에는 실내 강당에서 수요 일반알현을 주례할 예정이라고 브루니 대변인은 전했다.

교황이 건강 문제에도 COP28 참석을 강행한 것은 그만큼 기후 위기를 심각하고 중대한 문제로 인식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교황은 전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우리가 사소한 이해관계를 초월하고 거시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인간의 능력을 믿는다면 #COP28이 에너지 전환의 가속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꿈을 포기할 수 없다"며 "이번 회의가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즉위 이후 탄소 배출을 줄여 기후 위기에 대처하자고 꾸준히 촉구해왔다.

2015년에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 변화 이슈를 다룬 생태 회칙 '찬미받으소서'(Laudato Si)를 반포하기도 했다.

200여쪽 분량의 이 회칙은 종교 문서로는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전 세계적인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교황은 올해 10월에는 '찬미받으소서'의 후속 조처로 8년 만에 새 권고 '하느님을 찬양하여라'(Laudate Deum)를 발표해 전 세계의 관심을 끌었다.

교황은 이 권고문에서 지구 온난화가 지구촌이 직면한 큰 도전 중 하나라고 지적하며 인류에게 기후 붕괴를 막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