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국 경제규모 8.3% 줄어 직격탄"
"극한기후, 노인 건강 특히 위협…긴급한 공공보건 문제"
"기후변화로 작년 세계 GDP 1.8%↓…2천조원 감소"
날로 심각해지는 기후변화로 인해 지난해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2천조원 가까이 줄었다는 추산이 나왔다.

또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가속하는 가운데 이상고온 등 극한 기후 현상이 노년층 건강을 위협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진단도 제기됐다.

28일 AFP통신에 따르면 미국 델라웨어대 연구진이 분석한 결과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로 인해 작년 세계 GDP가 약 1조5천억 달러(약 1천940조원)가 쪼그라 들어 1.8% 감소한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열대지방이 기후변화로 가장 큰 타격을 받으면서 동남아 지역은 14.1%, 남아프리카 지역은 11.2%나 GDP가 각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동남아와 남아프리카에 자리한 국가를 비롯한 빈곤 국가들의 GDP 감소 폭은 8.3%에 달했다.

반면 유럽의 경우 비정상적으로 따뜻한 겨울 덕분에 지난해 GDP가 5% 가까이 늘어나는 효과를 보는 등 일부 선진국들은 이득을 봤다.

그러나 여름의 이상고온이 따뜻한 겨울의 영향을 상쇄하면서 이런 이득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진은 전망했다.

지난 30년간 기후변화에 따른 저소득·중소득 국가들의 GDP 손실분은 총 21조 달러(약 2경7천185조원)로 올해 전체 개발도상국 GDP의 약 절반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처럼 기후변화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저소득 국가에 집중됨에 따라 세계 중위소득 인구 기준으로 환산한 GDP 감소 폭은 6.3%에 이르렀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보고서 주 저자인 제임스 라이징 델라웨어대 교수는 "세계가 기후변화로 인해 수조 달러만큼 가난해졌으며, 그 부담의 대부분은 빈곤국에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분석에서 시장 외의 손실과 영향은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수치도 보수적으로 추정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후변화로 작년 세계 GDP 1.8%↓…2천조원 감소"
한편 기후변화로 인한 극한 기후 현상이 노년층 사망 증가 등 악영향을 미치고 있어 신속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영국 에든버러 헤리엇와트대학 도시연구소와 요크대 스톡홀름환경연구소는 '변화하는 기후에서 건강하게 나이 들기'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상기후 현상 증가가 긴급한 공공보건 문제가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연구진은 폭염에 따른 이상 고온이 노년층의 체온 유지 능력을 낮춰 사망률을 높인다고 지적했다.

또 폭풍 등 극한 기후 현상에 의한 교통 차질 등이 노년층의 이동성과 사회적 상호작용, 핵심 서비스에 대한 접근 능력을 낮춰 이들의 복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영국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현재 전체 인구의 19%인 1천100만명에서 2030년에는 22%, 1천300만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폭염과 홍수·폭풍 등 극한 기후 현상이 더 강해지고 더 자주 찾아오고 있어 그만큼 노인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도 커진다는 것이다.

연구를 이끈 헤리엇와트대학의 라이언 울리치는 "기후변화는 우리의 노년층 인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들은 극한 기후로 인한 위험에 가장 크게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금 당장 조치에 나서지 않으면 노년층 사망률 상승 등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면서, 이들을 극한 기후에서 보호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