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자원연구원, 심부 시추공 물리검층 장비 국산화 첫발
깊은 땅속 시추공 굴진 궤적 측정 특급 도우미 'K-DEV' 개발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은 심층처분환경연구센터 연구진이 심부 시추공 물리검층 방법을 이용한 심지층 특성화 기술과 깊이 1.5km까지 적용 가능한 공곡(기울어짐과 방향) 검층 장비 'K-DEV'를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시추를 통해 땅속을 정밀하게 들여다보는 내시경과 같은 물리검층 기술은 유 가스나 광물자원 탐사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지하 에너지 저장시설 등의 부지 특성 평가에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일반적 인식과 다르게 시추공은 수직으로 굴진 되지 않는데, 많은 경우에 3∼5도의 편차 각(tilt)을 보이고 깊이가 깊어질수록 더 벗어나는 경향이 있다.

시추공이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벗어나고 있는지는 암추(코어) 시료를 이용해 불연속면의 자세를 분석하기 위한 중요한 정보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시추공 공곡 검층을 별도로 하지 않고, 주로 시추공 벽 영상 검층 장비에 부착된 3성분 가속도계와 3성분 자력계에서 제공하는 자료로 궤적을 알아냈다.

그러나 수요가 늘어나면서 시추공 보호를 위한 철재 케이싱(casing·시추공 내부에 영구적으로 설치하는 파이프) 설치로 자력계를 사용하는 전통적 방식의 공곡 검층이 불가능한 경우가 생겼다.

연구진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K-DEV를 개발했다.

가속도계, 자력계와 더불어 고성능 MEMS 자이로 센서(Micro-Electro Mechanical Systems Gyro Sensor)를 채용하고, 특히 실시간 자료처리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케이싱이 설치된 시추공에서도 정확한 공곡 검층이 가능하게 했다.

K-DEV는 상용 와이어라인 윈치(winch) 시스템과 호환되도록 실시간 통신 및 지상 제어 장비를 갖추고 있고, 공곡 자료뿐만 아니라 온도, 압력, 자연 감마선까지 함께 연속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

2021년 하반기에 500ｍ급 시작품이 개발된 후, 여러 개 시추공에 적용하면서 기능을 개선해 1.5km 깊이까지 성능을 검증하는 데 성공했다.

실무 개발자인 조영욱 박사는 "이번 기술 개발은 국내 시추, 지질조사, 물리탐사 장비가 대부분 외국 전문기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술이전 등을 통해 국내 기업에 시추공 물리검층 기술 서비스를 제공, 활용할 기회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