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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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수천만원을 벌어들이는 유튜버가 세금 수억원을 체납하고, 친인척 명의의 계좌로 이체하는 방식으로 재산을 은닉하다 발각됐다.

28일 국세청이 공개한 재산추적 조사 대상 가운데는 유튜버와 인플루언서, BJ(인터넷 방송인) 25명 포함됐다. 음식 관련 콘텐츠를 만들어왔던 유튜버 A씨는 이 중 한 명으로 구글로부터 광고 수익 등으로 매달 수천만 원을 벌어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종종 해외여행을 떠나는 등 호화생활을 즐기지만, 소득세 등을 납부하지 않고 수억원을 체납했다. 소득 중 일부는 친인척 명의의 계좌로 이체하는 방식으로 숨겼다.

국세청은 A씨와 친인척 계좌에 대한 재산추적조사를 시행하고, 은닉 혐의를 파악해 사해행위 취소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씨와 함께 적발된 이들은 1인 방송과 SNS 활동을 통해 광고 수익 등으로 막대한 수입을 올리는 '신종 고소득자'이지만, 종합소득세를 비롯한 세금 납부 의무는 회피한 것으로 국세청 조사 결과 드러났다.

법무사와 한의사, 약사 등 전문직 고소득자의 세금 회피 정황도 포착됐다.

법무사 사무소를 운영하는 B씨는 사무장으로 근무 중인 자녀 명의 계좌로 수임료를 받는 방식으로 수입을 숨기고 수십억원의 세금을 체납했다. 은닉 재산은 자녀의 아파트 취득 자금으로 사용하거나, 지인에게 대여해 강제 징수를 회피했다.

국세청은 자녀 명의로 취득한 부동산을 가압류해 사해행위 취소소송을 제기하고, 지인 대여금에 대해서는 추심금 청구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동거인에게 재산을 은닉하거나 비영리 법인을 설립하는 '꼼수'를 통해 세금을 회피한 체납자들도 적발됐다.

제조업 사업체를 운영하는 C씨는 자신의 자금을 동거인이 대표로 있는 법인 계좌를 경유해 동거인에게 이체하는 방식으로 재산을 숨겨왔다. 이를 통해 축적한 부로 벤틀리같은 수입차를 사거나 수도권의 아파트를 구입했다.

체납자들의 집에서는 5만원짜리 현금다발과 명품 가방 등이 발견되기도 했다. 장기 고액 체납자 D씨는 식품업체를 운영하면서 수십억 원의 세금을 체납한 뒤, 사업장을 폐업하고 자녀 명의로 동종 사업을 계속하는 방식으로 강제 징수를 회피했다. D씨의 집 안에서는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 고가의 물품들이 다수 발견됐다. 금고 밑과 베란다 등에서 5억원에 달하는 현금다발이 나왔다.

수색 집행을 거부하며 직원들에게 욕설을 퍼붓거나, 벽에 머리를 부딪히는 등의 방식으로 자해를 벌인 또 다른 체납자의 개인금고에서는 1억원 상당의 현금이 발견됐다.

국세청은 앞으로도 지능적 고액 체납자의 은닉 재산을 끝까지 추적해 징수해 건전한 납세 문화가 정착되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