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예비군 소속 이중국적자들…"집에 남았더라면 고통받았을 것"
[이·팔 전쟁] 이' 동원령에 미국인 1만명 참전…최소 8명 숨져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싸우기 위해 전 세계의 예비군에 동원령을 내린 이후 미국인 수천명이 전쟁에 참전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지난달 예비군 36만명을 소집한 이후 미국에 거주하던 이스라엘인 약 1만명이 군 복무를 위해 이스라엘로 갔다.

이 가운데 최소 8명의 미국 국적자가 이스라엘군에서 복무하다가 사망한 것으로 미국 국무부는 파악하고 있다.

WP는 미국 국적자가 이스라엘을 위해 싸우는 상황이 미국인을 비롯한 외국인이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를 위해 참전한 것과 유사하지만, 차이점도 있다고 밝혔다.

일단 하마스와 전쟁에 참전한 미국인 대부분은 이전에 이스라엘군에서 복무했거나 현재 이스라엘 예비군 소속이다.

작년에 발표된 한 조사에 따르면 늘 평균적으로 약 1천200명의 미국인이 이스라엘군에서 복무하고 있다.

이들 다수는 미국과 이스라엘 이중국적을 갖고 있거나 향후 이중국적자가 된다.

WP가 인터뷰한 미국인들은 하마스의 끔찍한 공격에 충격을 받았고 이스라엘을 지키기 위해 전쟁터로 달려갔다고 전했다.

[이·팔 전쟁] 이' 동원령에 미국인 1만명 참전…최소 8명 숨져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나 마이애미에서 자란 이지 에자귀는 이스라엘이 2009년 가자지구를 22일간 공습했을 때 이스라엘군 소속이었고 당시 기지에 떨어진 박격포탄에 왼팔을 잃었다.

그는 이후에도 군에 남아 3년 전 군 복무를 마쳤지만, 하마스의 공격 이후 군에 재입대했고, 예비군으로 10년을 더 복무하기로 자원했다.

그는 "유대인으로서 이스라엘군 기지보다 나은 장소는 없다"며 "여기에는 절망감이 없다.

내가 집에 남아있었더라면 난 고통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 출신으로 이스라엘 국적을 보유한 휴스턴 맥은 과거 이스라엘군에 있으면서 주로 서안지구에서 복무했다.

그는 미국에 사는 예비군으로서 동원령에 응할 의무는 없지만 하마스의 공격 영상을 보고 참전을 결정했다.

그는 일부 미국인이 이스라엘의 전쟁 방식에 의문을 갖는 것에 대해 "오늘까지도 홀로코스트를 부정하는 이들이 있다"며 "우리는 우리를 파괴하고자 하는 적 앞에서 생존할 권리를 지키려고 여기 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으로 팔레스타인인 수천명이 사망하는 등 민간인 피해가 커지면서 일부는 자신이 가담한 전쟁에 의문을 갖기도 한다.

브루클린에 살던 29세 메나헴 이세로프는 전쟁 자체가 나쁘다고 생각하지만, 하마스의 공격 이후 전쟁 외에 대안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스라엘군 공수여단 소속인 그는 "가자지구 주민들은 우리 적이 아니다.

하마스가 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 정부가 하마스 파괴라는 목적을 달성한 이후에 대한 큰 그림을 구상하고 있기를 바란다면서 "이처럼 끔찍한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 싸우는 게 옳다는 신념에 의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