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바탐공항 운영 첫 해 영업이익 70억원 비결은?
인도네시아 바탐국제공항의 터미널 노후 시설 개선, 신축, 운영 등을 맡은 바탐공항운영사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30% 지분율을 확보하고 있는 현지 특수목적법인이다. 인도네시아 법률상 자국 기업 지분율이 반드시 51% 이상이어야 하기 때문에, 공사는 인도네시아 제1공항공사(AP1·지분율 51%), 인도네시아 건설 공기업(WIKA·19%)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고 있다. 국제공항의 건설과 운영에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인천공항공사가 바탐공항 터미널 운영·개발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바탐공항운영사(BIB)는 사업 첫 해인 지난해 영업이익 3억원을 거뒀으며, 올해 목표치 약 70억원을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바탐공항의 운영을 시작한 첫 해부터 수익을 거둔 셈이다. BIB에 근무하는 최두선 바탐공항운영사 마케팅이사(사진)와 현지(인도네시아 바탐)에서 만났다.

▶사업 시작 첫 해 영업이익 흑자 달성 비결은.
인천국제공항에 근무할 당시 익혀두었던 운영 노하우를 접목했다. 공항의 항공기 착륙료 등을 재조정했다. 주차요금 등 공항 이용자에게 민감하게 작용하는 부분은 동결하고 민감도 낮은 부문의 이용료는 글로벌 기준에 맞춰 적절하게 조정했다. 방만한 경영을 효율화하고 상업시설의 매출과 임대료 등 수익 설계를 다시 했다. 인천공항의 운영 기법 등을 제대로 적용하면 올해는 더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어떤 부문에서 수익이 실현됐나.
인도네시아 국내선 유치, 전세기 취항, 스타벅스 등 신규업체의 터미널 입점, 온라인 택시 도입, 광고 유치 등 다양한 부문에서 수익이 새롭게 창출되고 있다. 조직을 슬림화해서 적재적소에 인력을 재배치하면서 비용을 줄이는 전략도 주효했다.

▶올해 순익도 기대하고 있나.
올해 60억~7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순익은 약 5억원가량 될 것이다.

▶인천공항공사의 성과는 개발·운영에 따른 수익이 전부인가.
공사의 바탐공항의 운영·개발사업 수주는 한국기업의 잇따른 진출로 이어지고 있다. 공항 건설사업의 감리를 맡은 무영건축, 설계 하도급을 담당하는 근정도화컨소시엄, 신라면세점 등이 진출했다. 신라면세점은 바탐공항 내 유일한 면세점으로서 술, 담배, 화장품, 향수 등 주요 면세품을 독점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이후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국내 기업의 진출이 예상된다.
인천공항공사가 참여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바탐공항의 개발 조감도. 바탐공항운영사 제공
인천공항공사가 참여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바탐공항의 개발 조감도. 바탐공항운영사 제공
▶인도네시아에서는 바탐공항에 이은 공항사업 수주 계획은 없나.
인도네시아에는 300개 넘는 공항이 있다. 섬으로 구성된 국가이기 때문에 항공과 공항산업이 발전할 수밖에 없다. 지금도 외국계 기업들과 다양한 협업으로 민영화 등 공항 개선에 나서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기회는 찾아올 것이다.

▶인도네시아의 주요 공항 개발운영 사업을 맡으면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바탐공항은 연 400만 명의 여객을 처리하는 수준이다. 제1공항 개선과 제2공항 건설에 6000억원을 투입한다. 지난해부터 25년간 사업 기간에 6조40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의 배당은 약 4800억원가량 될 전망이다. 인도네시아 주요 공항의 매년 여객의 처리 능력은 6000만 명을 넘긴다. 사업 규모가 다른 차원이다.

▶바탐공항의 국제선은 몇 개나 있나.
현지 사우디아라비아 메디나,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노선이 있다. 우리는 국제선 노선을 늘릴 것이다. 한국은 물론 중국, 태국 등으로 확대하려고 한다. 내년에는 5개 이상의 국제선 운항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탐공항 인근에 항공정비(MRO) 단지가 눈에 띈다.
부지 면적 3만㎡에 세워진 종합 항공정비단지다. 항공기 모든 부분의 수리와 정비가 가능하다. 인도네시아 라이온그룹의 라이온에어가 보유한 에어버스 A320, 보잉 737시리즈 등 370대가 이곳에서 정비받는다. 주변국(말레이시아, 태국 등) 항공사의 비행기는 물론 항공노선이 없는 국가의 항공기도 수리하면서 자연스럽게 노선 확장에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
바탐공항 인근에 조성된 항공정비단지에 입고돼 정비를 받고 있는 에어버스320 항공기. 강준완 기자
바탐공항 인근에 조성된 항공정비단지에 입고돼 정비를 받고 있는 에어버스320 항공기. 강준완 기자
바탐=강준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