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반대' 의협, 투쟁 준비 모드…복지부 "유감"(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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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필수 회장, 투쟁 의미 담아 대표자회의 시작과 함께 삭발
의협 "정부가 일방적 의대 증원 강행 시 파업 찬반 투표"
복지부 "국민 생명·건강 담보로 하는 총파업 언급에 유감" 의사 단체가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대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강력한 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가 의대 증원 수요조사 결과 발표에 이어 증원까지 일방적으로 강행할 경우 단체행동 수위를 높이고, 의사 회원들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하겠다고도 공언했다.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은 26일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열린 전국의사대표자 및 확대 임원 연석회의에서 이같이 밝히고 삭발했다.
이날 이 회장은 보건복지부가 지난 21일 전국 40개 의대를 대상으로 진행한 증원 수요조사 결과를 발표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했다.
이 회장은 "정부의 편파적 수요조사와 독단적 결과 발표에 의료계는 매우 강한 분노를 느낀다"며 "정부는 과학적·객관적 분석 없는 일방적인 수요 조사를 근거로 의대 정원에 대한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는 의사 인력 배분에 대한 분석 없이 필수의료 공백과 지역의료 인프라 부재를 의대 정원 증원만으로 해결하고자 한다"며 "의료계와 협의 없는 정부의 일방적 정책 추진은 그간 의료현안협의체를 통해 논의해온 사항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회장은 의대 증원 저지를 위한 행동에 나서겠다고도 예고했다.
그는 "의협은 다음 주 초 집행부 산하의 비상대책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제가 직접 위원장을 맡아 투쟁의 최선봉에 서겠다"며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추진에 즉각적이고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대 정원 문제는 의정합의에 따라 의료현안협의체에서 논의하라고 촉구하고, 일방적으로 강행 시 투쟁 수위를 높여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의대 정원 증원을 추진한다면 의료계의 역량을 총동원하여 권역별 궐기대회, 전국의사총궐기대회 등을 개최하겠다"며 "파업에 대한 전회원 찬반 투표를 즉각 실시하여 파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졸속·부실·불공정 의대정원 수요조사 결과를 진행하고 일방적으로 발표해 현장을 혼란에 빠뜨리고 의정관계의 신뢰를 무너뜨린 정부 책임자도 즉각 경질하라"고 요구했다.
이 회장은 발언 후 전격 삭발하며 투쟁 의지를 표명했다.
이 회장에 이어 연단에 오른 박성민 의협 대의원회 의장 역시 "정부는 언론을 동원한 여론몰이를 중단하라"며 "강제로 의대 정원을 조정하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안덕선 한국의학교육평가원장은 "논란이 되는 의사 정원은 필수의료 붕괴를 초래한 다양한 원인 중 하나일 수는 있지만, 증원이 모든 보건의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도깨비방망이는 아니다"며 "공식적인 정책 기구를 통해 의사 정원을 결정하고 증원된 인력을 제대로 교육할 수 있는 곳에 배정하고, 양질의 의학교육이 이뤄질 수 있는 지원 등이 모두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의협 임원들 외에 16개 시도지부와 전공의협의회 등 협의회, 여자의사회 등의 대표와 임원들이 참석했다.
의협에 따르면 참석 대상자 200명 중 122명이 참석했다.
지난 2020년 9.4 의정합의 당사자였던 최대집 전 의협 회장도 참석해 의대 정원 문제는 의료현안협의체에서 논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회의 종료 후 발표한 결의문에서 "합리적 근거 없이 오직 힘의 논리로 의대 정원 정책을 밀어붙이는 정부의 행태를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대한민국 의료에 대한 선전포고'로 간주하고 온 힘을 다해 항전할 것을 결의한다"며 "정부가 끝내 눈을 감고 귀를 닫는다면 전국 14만 의사와 2만 의대·의전원 학생들은 분연히 일어나 우리의 뜻을 전할 것"이라고 했다.
이 전 회장은 결의문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의료현안협의체를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의대 증원을) 진행한다면 강력한 투쟁을 할 수밖에 없다"며 "정부의 선택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방적인 수요조사로 의료계의 신뢰를 깼다고 생각한다"며 "다음 주 초, 당장 내일부터 강력한 투쟁 준비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 전 회장도 "대정부 투쟁을 준비하는 것 자체가 곧 실행이라고 본다"며 "내부에서 총파업을 포함해 시민사회 진영과 연대할 수 있는지도 검토할 예정이고, 만약 이번에 총파업을 한다면 2020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정부와의 논의는 지속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회장은 "(정부와의) 의료현안협의체는 최대한 계속 참여해서 의견을 낼 것"이라고 말한 뒤 "다만 정부가 의료현안협의체를 통하지 않거나 이미 결과를 정해놓고 보여주기식으로 논의하려 한다면 그것은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전날 의대생 단체인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도 임시총회를 열고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어떻게 대응할지 등을 논의했다.
이들은 단체행동 여부 등을 두고 격렬한 토론을 벌였으나,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대생들은 2020년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신설 등 정부 정책에 반발해 의사 국가고시 응시를 집단으로 거부한 바 있다.
복지부는 이날 의협이 총파업을 거론한 데 대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담보로 한 총파업 언급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는 입장을 냈다.
복지부는 "지난 1월 이후 18차례에 걸쳐 의협과 의료현안협의체를 이어오며 진정성을 갖고 논의해왔다"며 "의대 정원 확충과 의료사고 부담 완화, 충분한 보상, 근무 여건 개선과 의료전달체계 개선 정책은 서로 보완해 병행 추진해야 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대 정원 확대는 의협뿐 아니라 필수의료 현장의 환자와 의료 소비자, 지역 주민 등 국민 모두의 생명·건강과 관련된 국가 정책"이라며 "국민 여론에 귀 기울이면서 의료단체와 계속 협의하고, 환자단체 등 의료 수요자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필수의료 확충과 제도 개선을 착실히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의협 "정부가 일방적 의대 증원 강행 시 파업 찬반 투표"
복지부 "국민 생명·건강 담보로 하는 총파업 언급에 유감" 의사 단체가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대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강력한 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가 의대 증원 수요조사 결과 발표에 이어 증원까지 일방적으로 강행할 경우 단체행동 수위를 높이고, 의사 회원들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하겠다고도 공언했다.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은 26일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열린 전국의사대표자 및 확대 임원 연석회의에서 이같이 밝히고 삭발했다.
이날 이 회장은 보건복지부가 지난 21일 전국 40개 의대를 대상으로 진행한 증원 수요조사 결과를 발표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했다.
이 회장은 "정부의 편파적 수요조사와 독단적 결과 발표에 의료계는 매우 강한 분노를 느낀다"며 "정부는 과학적·객관적 분석 없는 일방적인 수요 조사를 근거로 의대 정원에 대한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는 의사 인력 배분에 대한 분석 없이 필수의료 공백과 지역의료 인프라 부재를 의대 정원 증원만으로 해결하고자 한다"며 "의료계와 협의 없는 정부의 일방적 정책 추진은 그간 의료현안협의체를 통해 논의해온 사항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회장은 의대 증원 저지를 위한 행동에 나서겠다고도 예고했다.
그는 "의협은 다음 주 초 집행부 산하의 비상대책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제가 직접 위원장을 맡아 투쟁의 최선봉에 서겠다"며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추진에 즉각적이고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대 정원 문제는 의정합의에 따라 의료현안협의체에서 논의하라고 촉구하고, 일방적으로 강행 시 투쟁 수위를 높여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의대 정원 증원을 추진한다면 의료계의 역량을 총동원하여 권역별 궐기대회, 전국의사총궐기대회 등을 개최하겠다"며 "파업에 대한 전회원 찬반 투표를 즉각 실시하여 파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졸속·부실·불공정 의대정원 수요조사 결과를 진행하고 일방적으로 발표해 현장을 혼란에 빠뜨리고 의정관계의 신뢰를 무너뜨린 정부 책임자도 즉각 경질하라"고 요구했다.
이 회장은 발언 후 전격 삭발하며 투쟁 의지를 표명했다.
이 회장에 이어 연단에 오른 박성민 의협 대의원회 의장 역시 "정부는 언론을 동원한 여론몰이를 중단하라"며 "강제로 의대 정원을 조정하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안덕선 한국의학교육평가원장은 "논란이 되는 의사 정원은 필수의료 붕괴를 초래한 다양한 원인 중 하나일 수는 있지만, 증원이 모든 보건의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도깨비방망이는 아니다"며 "공식적인 정책 기구를 통해 의사 정원을 결정하고 증원된 인력을 제대로 교육할 수 있는 곳에 배정하고, 양질의 의학교육이 이뤄질 수 있는 지원 등이 모두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의협 임원들 외에 16개 시도지부와 전공의협의회 등 협의회, 여자의사회 등의 대표와 임원들이 참석했다.
의협에 따르면 참석 대상자 200명 중 122명이 참석했다.
지난 2020년 9.4 의정합의 당사자였던 최대집 전 의협 회장도 참석해 의대 정원 문제는 의료현안협의체에서 논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회의 종료 후 발표한 결의문에서 "합리적 근거 없이 오직 힘의 논리로 의대 정원 정책을 밀어붙이는 정부의 행태를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대한민국 의료에 대한 선전포고'로 간주하고 온 힘을 다해 항전할 것을 결의한다"며 "정부가 끝내 눈을 감고 귀를 닫는다면 전국 14만 의사와 2만 의대·의전원 학생들은 분연히 일어나 우리의 뜻을 전할 것"이라고 했다.
이 전 회장은 결의문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의료현안협의체를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의대 증원을) 진행한다면 강력한 투쟁을 할 수밖에 없다"며 "정부의 선택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방적인 수요조사로 의료계의 신뢰를 깼다고 생각한다"며 "다음 주 초, 당장 내일부터 강력한 투쟁 준비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 전 회장도 "대정부 투쟁을 준비하는 것 자체가 곧 실행이라고 본다"며 "내부에서 총파업을 포함해 시민사회 진영과 연대할 수 있는지도 검토할 예정이고, 만약 이번에 총파업을 한다면 2020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정부와의 논의는 지속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회장은 "(정부와의) 의료현안협의체는 최대한 계속 참여해서 의견을 낼 것"이라고 말한 뒤 "다만 정부가 의료현안협의체를 통하지 않거나 이미 결과를 정해놓고 보여주기식으로 논의하려 한다면 그것은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전날 의대생 단체인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도 임시총회를 열고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어떻게 대응할지 등을 논의했다.
이들은 단체행동 여부 등을 두고 격렬한 토론을 벌였으나,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대생들은 2020년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신설 등 정부 정책에 반발해 의사 국가고시 응시를 집단으로 거부한 바 있다.
복지부는 이날 의협이 총파업을 거론한 데 대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담보로 한 총파업 언급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는 입장을 냈다.
복지부는 "지난 1월 이후 18차례에 걸쳐 의협과 의료현안협의체를 이어오며 진정성을 갖고 논의해왔다"며 "의대 정원 확충과 의료사고 부담 완화, 충분한 보상, 근무 여건 개선과 의료전달체계 개선 정책은 서로 보완해 병행 추진해야 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대 정원 확대는 의협뿐 아니라 필수의료 현장의 환자와 의료 소비자, 지역 주민 등 국민 모두의 생명·건강과 관련된 국가 정책"이라며 "국민 여론에 귀 기울이면서 의료단체와 계속 협의하고, 환자단체 등 의료 수요자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필수의료 확충과 제도 개선을 착실히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