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 100장 먹방' 콘텐츠로 24일 기준 조회수 583만회를 달성하며 화제가 된 인기 먹방 유튜버의 영상. / 사진=유튜브 캡처
'치즈 100장 먹방' 콘텐츠로 24일 기준 조회수 583만회를 달성하며 화제가 된 인기 먹방 유튜버의 영상. / 사진=유튜브 캡처
치즈 100장 라면, 치즈 다섯 번 추가 떡볶이, 치즈 '가득' 매운 찜닭…

최근 유튜브 '먹방'(먹는 방송) 콘텐츠로 매운 음식에 치즈를 듬뿍 곁들여 먹는 방식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치즈는 떡볶이와 볶음밥, 닭갈비, 등갈비 등 매콤한 요리에 곁들이면 매운 맛을 중화시키고, 고소함을 더한다는 이유에서 선호도가 높다. 하지만 이를 본 전문가들은 치즈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무분별한 섭취를 피할 것을 당부했다.

치즈는 체내에 단백질과 칼슘, 비타민, 미네랄 등을 공급하는 이점이 있다. 치즈 내 지방과 탄수화물은 에너지를 공급하는 데 도움을 주고, 비타민B와 칼륨은 혈압을 낮춰 고혈압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치아에 산을 중화시키는 성질을 가진 칼슘과 인이 분비돼 치아의 치식을 예방하고 치아에 미네랄을 공급하기도 한다.
유튜브 내 '치즈 100장 라면' 관련 인기 콘텐츠. /사진=유튜브 캡처
유튜브 내 '치즈 100장 라면' 관련 인기 콘텐츠. /사진=유튜브 캡처
하지만 시중에 판매되는 치즈 제품들은 콜레스테롤과 나트륨 함량이 높은 것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즈를 구매할 때 저염 치즈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다. 또 지방과 나트륨 함량이 높을 수 있어 적절한 섭취량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치즈를 많이 섭취하면 피지가 증가하고 소화장애와 피로감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심하면 고혈압이나 심혈관질환, 전립선암, 당뇨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혈액 내에 요산의 농도가 높아지면서 관절의 연골, 힘줄, 주위 조직이 망가지는 질환인 통풍에 걸릴 위험성도 있다.

무엇보다 치즈 내 '티라민' 성분을 경계해야 한다. 티라민은 교감신경을 흥분시켜 심박수와 혈압을 높인다. 숙성된 치즈를 먹으면 티라민으로 인해 뇌혈관이 수축해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 우울증 치료제를 복용하는 사람들도 치즈 섭취를 피해야 한다. 처방한 약에 포함된 모노아민 산화효소 억제제(MOI) 성분이 숙성치즈의 티라민과 상호작용해 의도치 않은 부작용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
한 인기 먹방 유튜버가 올린 '치즈 듬뿍 떡볶이 먹방' 영상 조회수 288만회를 기록할 만큼 화제를 모았다. / 사진=유튜브 캡처
한 인기 먹방 유튜버가 올린 '치즈 듬뿍 떡볶이 먹방' 영상 조회수 288만회를 기록할 만큼 화제를 모았다. / 사진=유튜브 캡처
특히 매운 요리에 토핑으로 올라가는 치즈는 대개 단백질이 풍부한 자연치즈가 아닌 모조치즈인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조치즈는 우유로 발효한 치즈와는 달리, 식용유·전분 등에 식품첨가물을 섞어 치즈와 유사하게 만든 것을 말한다.

모조치즈는 쫄깃한 식감과 고소한 맛은 있지만 자연치즈 성분과 다르고, 영양적 가치가 작다. 주재료인 식용유는 포화지방이 대부분인데다, 식용유의 열량은 1g당 9kcal에 달한다. 한국영양학회는 포화지방산은 1일 기준 섭취량을 총 에너지섭취량의 7% 미만으로 제한하고 있다.

전은복 글로벌365mc병원 영양사는 "자극적인 맛을 내는 요리에는 대개 소금, 설탕 등의 양념이 많이 들어가고 밥과 국수, 떡 같은 고탄수화물과 곁들여 먹는 사례가 많다"며 "여기에 모조치즈가 더해지면 포화지방까지 과하게 섭취하게 돼 '치즈 사리' 추가는 되도록 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매운 음식과 치즈의 조합 자체를 경계할 필요성도 있다. 전 영양사는 "살찌게 하는 최악의 조합은 결국 포화지방과 고탄수화물 조합, 여기에 자극적인 양념이 더해지는 메뉴"라며 "한두 번 기름진 음식 섭취를 했다고 체중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습관적으로 이런 음식을 찾으며 익숙해지는 건 문제이기에 경계해야 한다"라고도 당부했다.

그러면서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 섭취를 반복하면 식욕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갈라닌'이라는 물질이 늘어나는데, 이는 고열량의 음식을 찾게 하는 뇌 시상하부를 자극해 식욕을 늘려 악순환에 빠지게 한다"며 "다행히 이런 음식을 끊어낼수록 호르몬이 다시 안정을 찾기 때문에 메뉴를 고를 때 건강을 우선순위에 두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