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인질 받는 순간부터 "최선의 돌봄"…군에 지침 전달
6개 병원에 분산…인질별 정신과의사·심리상담가 등 전담 배치
'1대 3 교환'…이 인질 국경 통과하면 2시간 뒤 팔 수감자 석방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나흘 간의 일시 휴전 첫날인 24일(이하 현지시간) 이스라엘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석방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스라엘은 잔혹하게 납치돼 공포 속에서 장기간 지내다가 풀려난 인질들을 넘겨받는 순간부터 치료 등 이후 전 과정에 걸쳐 의료진과 전문가를 총동원해 최선의 돌봄을 제공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이스라엘 매체인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등에 따르면 이날 풀려나는 이스라엘 여성·아동 인질은 13명으로, 하마스는 이들을 오후 4시에 국제적십자사에 인계할 예정이다.

이후 적십자사는 이들을 라파 국경 검문소에서 이스라엘군 대표에게 넘기고, 이스라엘군은 이들을 이스라엘로 데리고 오게 된다.

이들 인질이 이스라엘로 돌아오면 2시간 뒤에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이 석방될 것이라고 이집트 관리들이 전했다.

앞서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가자지구에 갇혀 있는 240여명의 인질 가운데 50명을 하마스가 석방하고,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수감자 150명을 풀어주기로 합의했다.

이스라엘 인질 1명당 수감자 3명의 비율대로라면 팔레스타인 수감자 중에서는 39명이 1차 석방 대상이다.

이스라엘 복지부는 인질들이 이스라엘군에 인계되는 순간부터 최선의 보살핌을 제공하도록 군에 관련 지침을 전달했다.

이에 따라 군은 인질 가족당 또는 어린이 인질 1명당 전담 군인 1명을 배치하기로 했다.

이 군인은 자신의 신원을 밝히고 말로 어린이 인질을 안심시키되 동의 없이 손을 잡거나 들어서 옮겨서는 안 된다.

혹시 이런 행동이 필요할 경우 이유 등을 자세하게 밝혀야 한다.

지침은 또 만약 부모 중 한쪽 또는 모두를 잃은 어린이가 "엄마는 어디 있어요?", "아빠는 어디 있어요?"라고 군인에게 물어보면 답을 알더라도 대답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했다.

이런 경우 "미안해. 모르겠어. 내 일은 네가 아는 사람들이 너의 모든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이스라엘의 안전한 곳으로 데려가는 거야"라고 대답해야 한다.

또 성인 인질도 신체적 접촉을 원하지 않거나 특정한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으며, 지난 7주 동안 지하에 붙잡혀 있었을 경우 태양광이 불편할 수 있다고 지침은 설명했다.

이스라엘로 돌아온 인질들은 우선 최초 확인 과정을 거쳐 소로카 의료센터, 셰바 의료센터, 울프슨 의료센터, 이칠로프 병원, 샤미르 의료센터, 슈나이더 아동 의료센터 등 6개 주요 병원으로 분산 이송된다.

병원들은 첫날 풀려나는 인질이 모두 여성·아동인 점을 고려해 여성 의사·간호사 등 의료진을 대기시켰다.

의료진은 조심스럽게 이들의 건강 상태를 살펴보고 혈액·영상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당국은 인질별 의료 기록과 복용하는 약, 보청기 등 의료기기부터 의복, 개인 물품, 장난감 등을 병원에 보내 치료를 지원한다.

이스라엘 보건부는 이들이 장기간 제대로 식사를 못 했을 것으로 보고 적절한 영양 공급을 위해 자세한 지침을 병원에 배포했다.

장기간 물이나 음식물을 섭취하지 못한 환자가 갑자기 대량의 물이나 음식물을 허겁지겁 먹을 경우 호흡기·심혈관·신경계 이상 등 치명적인 부작용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당국은 또 의사들에게 고문, 성폭행이나 다른 전쟁범죄 흔적을 찾아보고 기록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성폭행 증거가 포착되거나 인질이 그런 얘기를 할 경우 적절한 전문가들을 데려와 피해 여성에게 트라우마를 주지 않고도 인터뷰하고 증거를 수집하는 것이 가능한지 평가하도록 했다.

인질이 의료 검진을 완전히 받고 나면 이들이 전쟁 등 관련 상황 브리핑을 받을 수 있는 상태인지 의사가 국방부 관리들과 상의할 방침이다.

인질들은 하마스의 공격으로 1천200여명이 피살됐다는 점 등 전반적인 상황을 모르기 때문이다.

인질들은 사생활 보호를 위해 다른 환자·의료진과 떨어져서 병원 내 따로 분리된 공간에서 진료받고 가족들과 재회해 함께 지내게 된다.

또 인질 가족이나 개인별로 사회복지사나 정신과 의사, 심리상담사가 전담 배치돼 인질이 충격에서 벗어나 정신적으로 회복하도록 돕게 된다.

당국은 처음에는 인질과 가족들에 대한 언론의 접근을 허가하지 않을 것이지만, 이후 가족은 언론 인터뷰에 응할지 결정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