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연간 150억파운드(약 25조원) 규모의 법인세 감면을 포함한 경기 부양 패키지를 내놨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로 기업의 세금을 줄이는 조치다. 22일(현지시간) 제러미 헌트 재무장관이 런던 하원의사당에 출석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가을 예산안을 발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영국 정부가 연간 150억파운드(약 25조원) 규모의 법인세 감면을 포함한 경기 부양 패키지를 내놨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로 기업의 세금을 줄이는 조치다. 22일(현지시간) 제러미 헌트 재무장관이 런던 하원의사당에 출석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가을 예산안을 발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영국 보수당 정부가 연간 150억파운드(약 25조원) 규모의 법인세 감면을 골자로 하는 경기부양 패키지를 내놨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현대 영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 대상 감세 조치다. 올해(0.5%)와 내년(0.6%) 경제성장률이 0%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자 리시 수낵 총리가 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재무부는 22일(현지시간) 기업의 설비투자 특별 세액공제 제도 영속화와 중소기업 법인세 감면 연장 등의 지원 대책을 담은 가을 예산안을 발표했다.

예산안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기업이 정보기술(IT) 장비와 생산설비에 투자한 금액의 25%를 법인세에서 공제해준다. 이로 인해 영국 기업은 연간 최대 110억파운드의 법인세 부담이 경감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별 세액공제는 당초 2026년 만료되는 한시적 조치였으나 이를 영구 제도화했다.

숙박·소매·레저 업종 기업에 한시적으로 적용하기로 한 법인세 75% 인하 조치도 5년간 연장하기로 했다. 재무부는 대부분이 중소기업인 해당 업계가 총 43억파운드 규모의 감세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조업 분야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2030년까지 자동차·우주항공·생명공학·신재생에너지 산업 등에 45억파운드의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정부 차원에서 인공지능(AI)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해 관련 인프라 조성에 5억파운드를 별도 투자하기로 했다. 연구개발(R&D) 세액공제를 위한 절차 역시 간소화한다.

영국 정부는 이번 감세안으로 연간 경제성장률을 1%포인트 이상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러미 헌트 재무장관은 성명에서 “기업 투자가 증가하고, 더 많은 사람이 일하게 되면서 내년에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경제가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