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사병 고찰로 포스트코로나 전망…'중세 서유럽의 흑사병
[신간] 죽은 이의 공간 속 역사적 진실…'뼈때리는 한국사'
▲ 뼈때리는 한국사 = 우은진 지음.
2007년 12월 경남 창녕군 고분군에서 발굴된 4구의 유골은 고대 가야에서 산채로 사람을 묻는 끔찍한 장례 풍습의 현장임을 확인시켰다.

해부학, 법치의학 등을 동원해 유골 1구에 보존된 사랑니를 분석한 결과, 그는 당시 16살쯤 된 여성인 것으로 추정됐다.

이 유골은 오늘날 '순장 소녀 송현이'로 명명됐다.

2006∼2007년 서울 은평구 진관동의 한 초등학교 땅 밑에서 발굴된 3천기의 무덤 속 600여구의 유골은 그곳이 조선시대의 공동묘지였음을 알게 했다.

'뼈 전문가'로 불리는 저자는 신석기시대부터 고대 가야, 삼국시대, 조선시대, 구한말 등의 유적지에서 발굴되는 고인골에 담긴 이야기를 펼친다.

뼈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뼈에 새겨진 흔적은 삶과 죽음의 경험 안에서 새겨진 실증적인 역사로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사람의 몸 중에 흙 속에서 가장 오래 남아있는 뼈는 그 시대 사람들이 얼마나 잘 먹고 잘살았는지, 키는 얼마나 컸는지, 충치는 얼마나 앓았는지 삶의 기록을 생생하게 보관한다.

치과대 교수와 국방부 유해 발굴 감식관의 경력을 가진 저자는 '닥터 본즈'(Dr.Bones)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는 스스로 뼈에 미쳤다고 말한다.

저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유적에서 출토된 사람 뼈가 담고 있는 정보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죽은 이와 끊임없이 한 대화를 대중에게 전달하고 싶었다"고 책을 쓴 취지를 말했다.

이어 "죽은 이들의 공간 속에 남은 흔적과 이야기가 우리와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며 "사람 뼈의 가치는 우리가 반드시 마주하고 들여다봐야 할 역사적 자료"라고 덧붙였다.

제목에 쓰인 '뼈때리는'은 상대방이 지나치게 바른말을 할 때 듣는 사람 입장에서 뼈를 맞은 것처럼 아프다는 의미의 수식어다.

'골때리는'이라는 속된 표현과는 의미가 다르다.

골때리다의 골은 뼈가 아니라 머리를 의미한다.

뿌리와이파리.240쪽.
[신간] 죽은 이의 공간 속 역사적 진실…'뼈때리는 한국사'
▲ 중세 서유럽의 흑사병 = 이상동 지음.
인류 역사에서 가장 치명적인 팬데믹이었던 흑사병에 관해 다룬다.

시대적 배경은 중세 서유럽(1347/8~1351년)이다.

종교·심성적 측면과 사회·경제적 측면에서 흑사병을 분석하고, 의학사적 관점에서도 살펴본다.

흑사병이라는 역사적 경험을 통해 현대의 코로나19 상황을 재성찰하고,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전망한다.

흑사병이 창궐할 때 유대인이 독극물 음모론으로 학살됐고, 코로나19 발원지로 아시아인(중국인)을 향한 적대감이 형성된 것은 팬데믹을 매개로 희생양을 찾는 개인과 권력집단의 대응이 시대를 떠나 유사하다고 저자는 분석한다.

성균관대학교 출판부.376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