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식-민주당 장외 설전…예결위 보훈부 예산 심사도 파행
보훈장관, 순직군경자녀 예산삭감에 "참담"…野 "실질지원 아냐"(종합)
국회 정무위원회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에서 국가보훈부의 순직 군경 청소년 자녀 지원 사업 예산이 전액 삭감된 것과 관련해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과 더불어민주당이 21일 장외 설전을 벌였다.

박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야당의 칼질이 걱정돼 줄이고 줄여서 올린 최소한의 예산인데 그것마저 전액 삭감한다는 게 도대체 말이 되느냐"라며 "보훈부 장관으로서 참담한 심정"이라고 썼다.

그는 "사업 배경에 대한 국민의 공감대가 있었기에 호응도 컸고 저명한 멘토분들이 발 벗고 나서주신 것"이라며 "그런 사업을 야당이 쪽수로 막는다면 순직군경의 미성년 자녀들을 보훈의 사각지대에 그대로 방치하자는 뜻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정치적인 이유로 '묻지마 삭감'을 감행한 민주당의 횡포가 너무도 무정할 따름"이라며 "해병대원 순직사건과 같이 국가적으로 안타까운 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데는 늘 앞장서 온 더불어민주당이기에 유가족의 배신감은 더욱 클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에 민주당 소속 정무위 예산소위 위원들은 성명에서 "순직군경 자녀들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 사업이 아닌 주니어 단복 제작사업, 소수 인원의 해외 탐방 사업, 스포츠 관람 지원사업"이라고 반박했다.

이들은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국가보훈대상자들의 영예로운 삶을 위해 각종 수당 등 경제적 보훈 안전망 예산을 대폭 증액했다"며 "대신 2023년도에 대폭 증액됐던, 게임을 만들고 콘서트 개최하는 등의 홍보성 예산은 2022년 수준으로 삭감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6·25 자녀 수당 70억원 증액, 무공영예수당 74억원 증액, 참전명예수당 1천42억원 증액, 4·19혁명공로수당 2억원 증액, 보훈병원 진료사업 및 위탁병원 진료 사업 예산 900억원 수준 증액 등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앞서 지난 20일 정무위 예산소위에서는 전몰·순직 군경의 미성년 자녀를 대상으로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 내용의 '히어로즈패밀리' 사업 예산 6억원이 민주당 주도로 전액 삭감됐다.

여권과 야당 간 설전의 여파는 이날 밤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의 보훈부 예산 심사에도 미쳤다.

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예산 심사 당일에 장관이 사실을 왜곡하고 비틀어 야당을 음해했다"며 "장관이 국회를 경시하다 못해 모욕하는 상황에서 보훈부 예산 심사는 별로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은 "표현 방식에 아쉬움이 있지만, '오죽 답답했으면' 하는 공감도 된다"고 맞섰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뭐하자는 건가"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민주당 소속 서삼석 예결위원장은 "장관의 적절하지 못한 SNS(소셜미디어) 활동은 행정 행위가 아닌 일탈된 정치 행위"라며 보훈부 예산 심사 없이 산회를 선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