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원저+궈타이밍' 단일화 시나리오도 대두…허우유이도 "함께 할 것" 러브콜
대만 野단일화 협상 난항에 '몸값 높아지는' 4위 후보 궈타이밍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 최대 변수인 야권 후보 단일화가 난항을 거듭하면서 지지율 4위를 달리는 무소속 궈타이밍 폭스콘 창업자의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제2야당 민중당 커원저 후보가 지난 19일 궈 후보를 자택으로 찾아가 협력을 요청하는가 하면 제1야당 국민당의 허우유이 후보도 궈 후보와 친분을 과시하는 등 단일화에 진통을 겪는 지지율 2∼3위 후보들이 나란히 러브콜을 하는 모습이다.

21일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전날 궈 후보측 황스슈 대변인은 지난 19일 있었던 커-궈 후보간 1시간 회동에 대해 "반드시 협력할 것"이라며 두 후보가 각각 총통·부총통 후보로 출마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총통·부총통 후보 출마'는 두 사람 간 총통 후보 단일화를 의미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궈 후보측은 두 후보가 원래 친구였다면서 향후 협력 방법에 대해 조용히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커 후보측 다이위원 대변인은 한발 더 나아가 두 후보가 19일 회동에서 정권 교체와 모든 재야 역량 통합에 합의했다고 전날 주장했다.

대만 매체는 당시 회동에서 궈 후보가 커 후보에게 "단일화 협상에 왜 합의했느냐. 국민당에 속은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커 후보는 국민당 허우 후보와 단일하 협상일 일단 무산된 뒤 하루가 지난 19일 오후 당 결의대회에서 "민중당 총통 후보로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혀 허우 후보와 단일화 무산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커 후보 행보는 허우 후보와 단일화 협상이 무산될 경우 궈타이밍 후보와 단일화를 염두에 뒀다는 분석과 함께 허우 후보 압박을 위한 카드라는 관측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현재로선 '커원저+궈타이밍' 조합의 폭발력은 검증되지 않았으나, 개별 지지율로 볼 때 둘의 합은 민진당 라이칭더 후보를 앞선다.

지난 10∼11일 조사에서도 라이 후보 지지율은 30.8%였고, 커원저(26.0%)와 궈타이밍(9.3%)을 합치면 39.2%에 달했다.

커 후보가 예정됐던 입법위원(국회의원) 비례 대표 명단 발표를 취소하면서 어떤 형태로든 궈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궈 후보가 추천할 비례대표 후보를 받아들이기 위한 자리를 남겨뒀다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커 후보가 궈 후보를 민중당 입법위원(국회의원) 비례대표 1번으로 영입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일부 선거 전문가는 커 후보가 궈 후보에 공들이는 이유에 대해 집권 민진당과 국민당에 비해 선거 자금 동원력에서 열세라고 평가받는 민중당의 든든한 '뒷배'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한다.

궈 후보는 폭스콘 창업자로 재산이 약 72억달러(9조5천억원)로 대만 6위의 갑부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허우 후보도 궈 후보와 친분을 과시하며 또 다른 후보 단일화의 문을 열어놓고 있다.

그는 지난 16일 기자회견에서 궈 후보의 부친과 자신이 경찰 출신인 "경찰 가족"으로 사이가 매우 좋다면서 "궈타이밍은 영원히 우리와 함께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허우 후보와 커 후보는 후보 단일화를 통해 선두를 달리는 민진당 라이칭더 후보에 승리하겠다는 복안이지만, 단일화 협상이 끝내 실패할 경우 '마지막 카드'로 궈 후보와 단일화를 모색할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후보 등록 마감 시한인 오는 24일까지 궈 후보 행보에 적지 않은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