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미 월드컵' 2차예선 출전…팀은 시리아에 패배
사라진 '인민 호날두' 北한광성, 3년여만 A매치 등장
유럽 최정상 무대에서 활약하며 '인민 호날두'라는 별명까지 얻었다가 돌연 모습을 감춘 북한 국가대표 축구선수 한광성이 3년여 만에 축구 경기에 모습을 드러냈다.

한광성은 지난 16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프린스 압둘라 알 파이잘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한 대 시리아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경기에 출전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7일 보도했다.

이날 등번호 10번을 달고 선발 출전한 한광성은 왼쪽 공격수 자리에서 전반을 소화하고 교체됐다.

경기는 시리아가 1대0으로 이겼다.

이는 지난 2020년 8월 카타르에서의 리그 경기를 끝으로 사라졌던 그가 3년여 만에 다시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에 출전한 것은 2019년 11월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이후 4년 만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체육강국' 구상에 따라 스페인으로 축구 유학을 떠난 한광성은 현지에서 두각을 보이며 2017년 이탈리아 1부리그 세리아A 소속 칼리아리의 유소년 구단에 정식 입단했다.

이후 프로 승격해 정식 데뷔하고서 1주일 만에 첫 골을 기록하며 공격수로서 재능을 입증했다.

한광성은 2019년 평양에서 열린 29년 만의 남북 간 축구경기에서 빠른 드리블을 선보이며 축구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가 페루자 구단 임대를 거쳐 2020년 세리아A의 명문 중 하나인 유벤투스로 이적하면서 커리어는 최정상을 찍었다.

이후 그는 카타르 알두하일 구단에 팔려 갔지만, 2023∼2024년 시즌까지 5년간 460만달러(약 61억원)에 달하는 이적료가 지급됐다는 점에서 그가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2020년 8월 알아흘리를 상대로 한 시즌 마지막 경기에 출전한 뒤 그는 모습을 감췄다.

당시 그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의 영향으로 알두하일과 계약이 종료된 뒤 추방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광성은 이후 이탈리아에 머물다 지난 8월 중국을 거쳐 북한으로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고 RFA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