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상무부, 마이크론 제품 구매 제한 '일부에 한정' 강조
'中전기차 보조금 조사' EU엔 "WTO 규칙 위반 가능성" 성토
中, '맞불 제재' 美마이크론에 또 화해 손길…"中서 발전 환영"
미중 정상이 1년 만에 다시 만나 충돌 방지와 소통 유지 등 '가드레일' 구축에 합의한 가운데, 중국 정부가 미국 경제 제재에 대한 '맞불' 성격으로 제재를 가했던 반도체업체 마이크론에 다시 한번 화해의 메시지를 보냈다.

허야둥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16일 브리핑에서 "마이크론을 포함한 외자기업이 계속 중국 시장에서 뿌리를 내리고, 중국 법규를 준수한다는 전제하에 더 나은 발전을 실현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상하이 수입박람회 기간 왕원타오 상무부장이 마이크론 부스를 방문했는데, 앞서 중요 정보 인프라 운영자들에게 마이크론 제품 구매 중지를 요구한 조치에 변화가 있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또 허 대변인은 "중국 관련 부문이 법에 따라 중대한 안전 리스크가 있는 마이크론의 관련 제품 구매에 관해 내린 조치의 범위는 명확하다"면서 "(그 범위는) 국내 중요 정보 인프라 시설 영역"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마이크론이 계속해서 중국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을 알고 있다"며 "중국은 확고부동하게 높은 수준의 대외 개방을 유지하고, 외자기업의 투자 환경을 부단히 개선하는 한편, 외자기업에 서비스 보장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중국은 지난 5월 마이크론 제품에서 심각한 보안 문제가 발견돼 안보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며 "법률에 따라 중요한 정보 시설 운영자는 마이크론의 제품 구매를 중지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작년 한 해 매출의 4분의 1을 중국에서 거둔 마이크론은 중국의 제재로 현지 매출의 절반이 영향을 받을 상황이 됐고, 이를 두고 중국이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에 대응한 '맞불성 제재'를 부과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왕원타오 부장은 지난 1일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투자 환경 개선과 서비스 제공을 약속하며 화해 메시지를 발신했다.

이날 허 대변인은 지난 1일 왕 부장의 '덕담'에 더해 구매 제한 범위가 '중대한 안전 리스크가 있는 제품'과 '중요 정보 인프라 영역'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었다.

중국 기업이 이런 범위 바깥에서 마이크론 제품을 거래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는 취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허 대변인은 이날 미중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중미 관계와 중미 경제·무역 관계 발전에 방향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기간 왕원타오 부장과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이 다시 회담을 열어 양국 정상회담의 중요 공동인식 이행과 양자 경제·무역 관계의 중요 문제 해결을 위해 토론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 상무부는 최근 유럽연합(EU)이 발표한 중국산 전기차 반(反)보조금 조사 샘플링 과정에서 그간의 관행과 달리 중국 기업 3곳만을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불만을 표했다.

허 대변인은 "EU 집행위원회가 '수출량 최대' 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중국 본토 기업 3곳만 표본 기업으로 선택했고, 판매량 상위에 있는 EU 회원국 기업은 배제했다"면서 "샘플링 기준이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고, 관련 방식이 세계무역기구(WTO) 규칙과 EU 법률을 위배한 것일 수 있으며, 보조금 조사 결과를 심각하게 왜곡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EU 집행위원회는 EU 업계의 명확한 반대 속에서도 반보조금 조사를 개시했고, 중국 전기차 기업이 EU 전기차 산업에 손실과 위협을 가한다고 멋대로 이야기했다"며 "(이는) 중국과 EU 자동차 산업 간의 긴밀한 협력 관계를 완전히 무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