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에스티팜, STP2250 돌연 중단…한 달 만에 전략 바뀐 배경은
에스티팜이 다양한 코로나19 변이를 대응할 수 있는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플랫폼 ‘STP2250’의 개발을 돌연 중단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변이에 대응하기 위한 백신의 임상시험계획서(IND)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던 개발 계획이 갑자기 틀어지게 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4일 에스티팜은 STP2250의 임상 1·2a상 IND 신청을 자진 취하한다고 공시했다. 지난 2월 IND를 신청했지만 상업화 가치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9개월 만에 철회를 결정한 것이다.

에스티팜은 두 개의 코로나19 mRNA 백신 파이프라인을 개발해 왔다. STP2104은 코로나19 원 바이러스 한 가지만 타깃으로 한다. 국내 임상 1상 중이며, 최종 결과는 내년 1분기 발표할 것으로 예상한다.

STP2250은 다양한 코로나19 변이에 대응 가능한 플랫폼이다. 스파이크 단백질과 코로나바이러스를 구성하는 또 다른 단백질 구조를 추가했다. 에스티팜 측은 “코로나19 변이가 주로 일어나는 곳은 스파이크 단백질”이라며 “또 다른 구조의 단백질은 변이가 거의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STP2250은 사실상 모든 변이를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모더나와 화이자는 코로나19 변이에 대응하는 mRNA 백신 개발 경쟁을 여전히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코로나19 변이가 등장할 때마다 2가 mRNA 백신을 개발해 주요 선진국에서 품목허가를 연이어 받고 있다.

에스티팜 역시 글로벌 트렌드에 따라 STP2104보다 변이 대응이 가능한 백신 플랫폼 STP2250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지난 10월 12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에스티팜은 mRNA 백신 개발 촉진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당시 에스티팜 측은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하기 위한 백신(STP2250)의 임상 1·2a상에 대한 IND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나 새로운 감염병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 달 만에 돌연 STP2250의 개발을 중단하는 전략으로 수정됐다. 에스티팜 측은 정부의 지원 없이 개발이 힘들다는 입장이다.

에스티팜 관계자는 “코로나19 mRNA 백신 개발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없으면, 기업 홀로 개발을 완수하기 힘들다”며 “mRNA 백신을 거의 안 맞는 추세이며, 국내 개발사들도 유통기한이 지나서 폐기 물량이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업적 가치가 없는 상황에서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해 경영진이 중단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했다.

STP2104의 후기 임상 여부는 아직 결정나지 않았다. STP2104의 임상 1상은 2022년 3월 IND 승인을 받았다. 중간 분석에서 STP2104의 중화항체 역가가 화이자의 코로나19 mRNA 백신과 비교해 동등 이상의 결과를 확인했다.

다만 STP2104의 개발 목적은 백신 상업화가 아니다. mRNA 백신의 위탁개발생산(CDMO)이 목표다. 에스티팜 관계자는 “STP2104는 화이자가 사용한 지질나노입자(LNP), 5’-캡핑(capping)은 자체 개발한 스마트캡(SMARTCAP)을 적용했다”며 “1상 중간 분석 결과를 통해 간접적으로 우리 스마트캡이 트라이링크의 클린캡 대비 동등 이상의 효능이 있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에서 5’-캡핑은 미국 트라이링크의 클린캡(Clean cap)이 기술을 독점하고 있다. 모더나와 화이자 모두 클린캡을 사용 중이다. 에스티팜은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스마트캡 사업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한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5일 15시 10분 <한경 바이오인사이트> 온라인에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