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재화의 매트릭스로 보는 세상] '맨발걷기의 사회학'을 쓰기 시작하며

'맨발걷기와 사회학'에 관한 책을 쓰기로 한 지 시간이 꽤 흘렀습니다. 그리고 몇 달이 걸려서야 대략적인 목차를 정했습니다. 이 책은 맨발 걷기의 역사적, 사회적, 문화적 측면을 탐구하며, 현대 사회에서 이러한 행위가 어떻게 다양한 의미를 지니게 되었는지 살펴봅니다.

인류 초기부터 걷기는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활동이었습니다. 사냥, 이동, 자원 채취를 위해 맨발로 걸었던 우리 조상들은 민첩함과 지형에 대한 감각을 발달시켰습니다. 고대 문명에서는 신발을 신고 걷는 것이 사회적 지위와 권력의 차이를 나타내는 상징으로 변모했습니다. 상류층은 다양한 신발을 착용했지만, 노예나 가난한 사람들은 대부분 맨발로 생활했습니다. 이러한 신체적 차이는 계급과 권력의 차이를 반영했습니다. 중세 유럽에서도 이러한 경향은 계속됐습니다. 신발은 여전히 부와 지위의 상징이었으며, 맨발은 가난과 낮은 계급을 상징하는 것으로 간주됐습니다. 이 시기에도 많은 사람이 경제적인 이유로 맨발로 생활했습니다. 이후 근대 시대에 들어서면서 신발 생산 기술의 발전과 대량 생산으로 인해 신발 착용이 일반화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일부 지역에서는 경제적 이유로 맨발로 생활하는 사람들이 존재했습니다.

이런 역사적 관점에서 볼 때, 걷기는 어떤 신발을 신었는 지에 따라 인간의 생활 방식, 사회적 계급, 문화적 가치, 건강과 웰빙에 대한 현대적 인식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영향을 끼쳐왔습니다. 이는 단순한 행위를 넘어서 인간과 사회의 다면적인 관계를 반영하는 현상으로 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우리는 인류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현대 사회의 특성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역사는 돌고 돌아 맨발이었던 인류가 신발을 신고 삶을 영위하다가, 이제는 다시 맨발로 걸으면서 건강을 유지하기 위하여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 맨발 걷기는 전통문화, 자연과의 교감, 건강에 대한 증가하는 관심과 결합하여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는 여러 요인에 기인합니다. 첫째, 한국의 전통적 생활 방식은 신발을 벗고 하는 일이 많습니다. 전통적으로 한옥이나 사찰에서는 신발을 벗고 생활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며, 이러한 문화적 배경이 현대에도 맨발 걷기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형성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둘째, 한국은 고속의 경제 발전과 도시화를 경험했으며, 이 과정에서 자연과의 연결을 잃어가는 현상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한국인이 스트레스가 많은 도시 생활에서 벗어나 자연과 교감하고자 하는 욕구를 가지게 되었으며, 맨발 걷기는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방법 가운데 하나로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셋째, 한국에서는 최근 건강과 웰빙에 대한 관심이 커졌습니다. 특히, 천연의 자연환경을 활용한 건강 증진 방법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맨발로 걷는 것이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한국적 맨발 걷기 트렌드의 형성에 힘입어, 이 책은 맨발 걷기가 현대 사회에서 어떻게 다양한 철학적, 환경적 이유로 선택되고 있는지, 그리고 이것이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과학적 관점에서 탐구합니다. 맨발 걷기가 사회적 지위, 경제적 상황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그리고 개인의 심리적 안정감, 스트레스 감소, 자연과의 연결감 증진에 어떻게 이바지하는지에 대한 분석을 통해, 이 책은 맨발 걷기의 사회학적 중요성을 여러모로 조명합니다. 그 주된 맥락은 다음 3가지로 말할 수 있습니다.

건강과 웰빙에 대한 현대적 접근: 맨발 걷기가 신체 건강, 특히 발과 척추 건강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과학적인 관점에서 설명합니다. 이는 건강과 웰빙에 관심이 많은 현대 독자에게 맨발 걷기에 대한 의욕을 더욱 높여주고자 함입니다.

사회적, 경제적 측면: 맨발 걷기가 사회적 지위, 경제적 상황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분석합니다. 또한, 현대 사회에서 맨발 걷기가 어떻게 다양한 사회적, 경제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단이 되는지 탐구합니다.

심리적 및 정서적 효과: 맨발 걷기가 개인의 심리적 안정감, 스트레스 감소, 자연과의 연결감 증진에 어떻게 이바지하는지 설명합니다. 이는 도시화, 디지털화된 현대 사회에서 자연과 연결되고자 하는 욕구를 가진 사람들에게 더 행복한 삶을 보여 주고자 하였습니다.

현대에 와서 맨발 걷기는 건강과 웰빙의 관점에서 재평가되기 시작했습니다. 맨발로 걷는 것이 신체 균형과 자세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타났고, 이는 현대 사회에서 자연과의 연결, 소비주의에 대한 반발 등 다양한 철학적, 환경적 이유로 선택되는 현상으로 발전했습니다. 우리의 역사 속에서 맨발걷기는 단순한 생존의 수단에서 시작해, 오늘날 건강과 웰빙의 중요한 요소로 재평가되고 있습니다. 이 책이 우리 한국 사람이 추구하는 새로운 방식의 삶을 만들어 가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앞으로 책을 쓰면서 계속 이 곳에 원고를 올리겠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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