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점찍은 에임드바이오 "내년 ADC 임상"
“국내 항체약물접합체(ADC) 개발사 중 ‘퍼스트 인 클래스’(계열 내 최초 신약) 임상에 나서는 곳은 에임드바이오가 처음입니다.”

허남구 에임드바이오 대표(사진)는 선도 후보물질인 ADC 치료제 ‘AMB 302’의 임상시험 계획을 내년 상반기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지난 14일 밝혔다. ADC는 암세포에만 달라붙는 항체에 독성 화학물질인 ‘페이로드’를 붙인 최신 항암제의 한 유형이다. 유방암과 위암 등에서 우수한 효과로 주목받고 있다.

허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AMB 302보다 개발 속도가 빠른 경쟁 약물은 아직 없다. AMB 302의 표적단백질은 다국적 제약사 일라이릴리가 임상 개발에 실패한 ‘FGFR3’다. 고형암 치료에 유망한 표적 단백질로 꼽히지만, 릴리의 실패 이후 ADC로 개발하려는 임상 시도는 사실상 명맥이 끊겼다. 허 대표는 “최신 3세대 ADC 기술을 적용해 릴리의 실패를 답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3세대 ADC 기술은 암세포를 찾아 달라붙는 항체와 공격을 맡는 페이로드의 비율(DAR)을 섬세하게 조절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균일한 약물을 생산하는 데도 유리하다.

에임드바이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조성한 라이프사이언스펀드의 투자를 받은 첫 국내 기업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지난 9월 투자받았다. 제약업계에서는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 론자가 ADC 개발사 시나픽스를 인수한 것에 비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본격적인 ADC CDMO에 뛰어드는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투자 대상이 왜 에임드바이오였나’라는 의문이 꼬리를 이었다. ADC 개발사로 잘 알려진 시나픽스와 달리 에임드바이오는 무명에 가까운 회사였다. 에임드바이오보다 더 잘 알려진 국내 ADC 개발사도 여럿 있었다.

업계는 먼저 삼성과 깊은 ‘인연’을 투자 사유로 꼽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신경외과 소속의 남도현 교수가 설립자인 데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이 이 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에임드바이오의 ADC 플랫폼 기술이 완전히 성숙한 단계가 아니어서 향후 삼성바이오로직스 입맛에 맞게 ‘맞춤화’하는 데 유리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구세대에 비해 효능과 부작용을 섬세하게 조절할 수 있는 3세대 ADC를 기반으로 했다는 것도 강점이다. ABM 302 임상은 에임드바이오의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