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전염성 질환인 결핵 환자 2명에게 약물을 투여해 살해한 혐의를 받는 요양병원장 이모(45)씨의 구속영장이 14일 기각됐다.

서울서부지법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이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피해자들의 직접 사인이 밝혀지지 않았다며"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송 부장판사는 "행위 자체에 대한 직접증거가 부족해 범죄 성립 여부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공범으로 지목된 이 병원 행정직원 A(45)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청구된 구속영장도 기각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2015년 운영하던 서울 동대문구 요양병원에서 결핵에 걸린 80대 여성 환자와 60대 남성 환자에게 위험성이 높은 약물을 투약해 사망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사용한 약물은 염화칼륨(KCL)이었던 걸로 알려졌다. KCL은 일부 국가에서 사형 집행에 쓰이는 약물로 전해졌다.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단순 의료행위를 넘어 고의로 환자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지난 10일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병원 행정업무를 담당한 또다른 직원도 범행을 도운 것으로 보고 살인 혐의로 수사 중이다.

이씨는 이날 오후 영장 심사를 마치고 검은 털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법원을 나섰다. 그는 혐의 인정 여부 등에 대한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조시형기자 jsh1990@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