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의 두 얼굴…"폭락장 주범" vs "묻지마 투자에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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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호의 경제야 놀자
증권사에 주식 빌려 매도한 후
나중에 주식 사서 갚는 거래법
주가 하락의 원인? 근거 약해
금지 땐 변동성 확대 등 부작용
이론적으론 '손실 무한대' 가능
버핏도 "위험하다" 공매도 안해
증권사에 주식 빌려 매도한 후
나중에 주식 사서 갚는 거래법
주가 하락의 원인? 근거 약해
금지 땐 변동성 확대 등 부작용
이론적으론 '손실 무한대' 가능
버핏도 "위험하다" 공매도 안해
살다 보면 남을 헐뜯고 비방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주식시장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다. 공매도 세력이다. 이들은 남이 투자한 주식에 대해 ‘고평가’됐다며 험담을 하고 다닌다. 말로만 그러는 것이 아니다. 해당 주식을 대량으로 팔아 치우기까지 한다. 팔아치운 주식은 값이 폭락한다. 그러다 보니 공매도 세력은 주식투자자, 특히 개인투자자들에게 미움을 받는다. 하지만 증오와 혐오만큼 오해와 편견도 적지 않다. 정말 공매도는 개미들의 계좌를 털어가는 악마일까. 공매도란 무엇인지부터 살펴보자.
일반적인 주식 투자와 반대로 공매도는 주가가 내려가야 이득을 본다. 삼성전자 주식 1주를 7만원에 공매도했다고 하자. 다음날 삼성전자 주가가 6만원으로 떨어지면 6만원에 매수해 빌린 주식을 갚는다. 1만원의 수익을 챙길 수 있다. 그러나 주가가 오르면 손실을 본다. 7만원에 공매도한 삼성전자 주식이 8만원으로 오르면 8만원에 사서 주식을 갚아야 한다. 1만원 손해를 보는 것이다.
‘무차입 공매도’도 있다. 주식을 빌리지 않고 파는 것이다. 빌리지도 않고 파는 게 어떻게 가능할까. 주식은 매매한 후 2영업일이 지나서 대금 결제가 이뤄진다. 매도 주문부터 해 놓고 2영업일 안에 주식을 빌리면 된다. 그런데 이 기한 내에 주식을 빌리지 못하면 심각한 일이 벌어진다. 공매도의 상대방, 즉 주식을 매수한 사람은 대금은 결제했는데 주식을 못 받게 된다. 한국을 포함한 대부분 국가에서 무차입 공매도는 불법이다.
오히려 공매도를 금지했을 때 부작용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지난 8월 낸 보고서에서 “공매도를 금지하면 시장의 유동성이 감소하고 주가 변동성이 커진다”고 분석했다. 공매도를 허용했을 때 주가 변동성이 줄고 주가가 극단적으로 오르내리는 빈도가 감소한다는 설명이다.
공매도는 주가 과열을 막는 역할도 한다. 주식시장엔 거품이 끼기 쉽다. 적정 가치가 1만원인 주식의 가격이 10만원까지 오르기도 한다. 이유는 주가 조작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공매도 세력이 이럴 때 순기능을 한다. 주가가 고평가됐다고 보고 하락에 베팅한다. 내재 가치에 비해 고평가된 주식의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가도록 하는 것이다. 나스닥에 상장한 중국 루이싱커피의 회계 부정, 수소 트럭 업체 니콜라의 사기 영상 등 기업의 내부 비리를 세상에 알린 것도 공매도 세력이었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해도 개인투자자가 공매도로 수익을 낼 가능성은 크지 않다. 평범한 개인이 고평가된 주식을 찾아내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공매도는 이론적으로 무한대의 손실을 낼 수 있는 초고위험 투자 기법이다. 삼성전자 주식을 7만원에 매수했을 땐 설령 주가가 0원이 돼도 손실은 7만원에 그친다. 그러나 7만원에 공매도한 주식이 10억원이 되면 전 재산을 날릴 수도 있다.
전설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도 공매도는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버핏은 “경험상 (공매도보다) 주식을 매수해 돈을 버는 것이 훨씬 쉬웠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자에게 공매도는 기울어진 운동장이 아니라 위험한 운동장이다.
유승호 경제교육연구소 기자 usho@hankyung.com
주식이 없어도 가능한 주식투자
공매도는 주식을 갖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 주문을 내는 거래 방식이다. 갖고 있지도 않은 주식을 어떻게 팔까. 빌려서 판다. 증권사로부터 주식을 빌려 팔고, 나중에 주식을 사서 갚는 것이다.일반적인 주식 투자와 반대로 공매도는 주가가 내려가야 이득을 본다. 삼성전자 주식 1주를 7만원에 공매도했다고 하자. 다음날 삼성전자 주가가 6만원으로 떨어지면 6만원에 매수해 빌린 주식을 갚는다. 1만원의 수익을 챙길 수 있다. 그러나 주가가 오르면 손실을 본다. 7만원에 공매도한 삼성전자 주식이 8만원으로 오르면 8만원에 사서 주식을 갚아야 한다. 1만원 손해를 보는 것이다.
‘무차입 공매도’도 있다. 주식을 빌리지 않고 파는 것이다. 빌리지도 않고 파는 게 어떻게 가능할까. 주식은 매매한 후 2영업일이 지나서 대금 결제가 이뤄진다. 매도 주문부터 해 놓고 2영업일 안에 주식을 빌리면 된다. 그런데 이 기한 내에 주식을 빌리지 못하면 심각한 일이 벌어진다. 공매도의 상대방, 즉 주식을 매수한 사람은 대금은 결제했는데 주식을 못 받게 된다. 한국을 포함한 대부분 국가에서 무차입 공매도는 불법이다.
내 주식 폭락시킨 주범?
주가가 급락해 많은 투자자가 눈물을 흘릴 때 공매도 투자자는 미소를 짓는다. 그러니 곱게 보일 수가 없다. 공매도 세력은 종종 급락장의 원흉으로 몰린다. 하지만 공매도가 주가 하락을 유발한다는 실증적 근거는 없다. 금융투자업계와 학계의 대체적인 의견이 그렇다. 주가는 해당 주식에 대해 투자자가 매기는 가치의 평균값이다. 누군가가 주가를 떨어뜨리기로 작정하고 공매도한다고 해도 그것이 시장 평가와 동떨어져 있으면 성공하기 어렵다. 그런 경우 공매도는 다른 투자자에게 저가 매수 기회를 제공할 뿐이다.오히려 공매도를 금지했을 때 부작용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지난 8월 낸 보고서에서 “공매도를 금지하면 시장의 유동성이 감소하고 주가 변동성이 커진다”고 분석했다. 공매도를 허용했을 때 주가 변동성이 줄고 주가가 극단적으로 오르내리는 빈도가 감소한다는 설명이다.
공매도는 주가 과열을 막는 역할도 한다. 주식시장엔 거품이 끼기 쉽다. 적정 가치가 1만원인 주식의 가격이 10만원까지 오르기도 한다. 이유는 주가 조작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공매도 세력이 이럴 때 순기능을 한다. 주가가 고평가됐다고 보고 하락에 베팅한다. 내재 가치에 비해 고평가된 주식의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가도록 하는 것이다. 나스닥에 상장한 중국 루이싱커피의 회계 부정, 수소 트럭 업체 니콜라의 사기 영상 등 기업의 내부 비리를 세상에 알린 것도 공매도 세력이었다.
전 재산 날릴 투자 기법
개인투자자의 또 한 가지 불만은 공매도 제도가 외국인과 기관투자가에게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것이다. 공매도를 위해 주식을 빌릴 때 제공해야 하는 담보 비율이 기관과 외국인은 105%인데 개인은 120%이고, 공매도 후 주식을 갚아야 하는 기간도 개인투자자가 짧다고 주장한다.이런 문제점을 개선해도 개인투자자가 공매도로 수익을 낼 가능성은 크지 않다. 평범한 개인이 고평가된 주식을 찾아내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공매도는 이론적으로 무한대의 손실을 낼 수 있는 초고위험 투자 기법이다. 삼성전자 주식을 7만원에 매수했을 땐 설령 주가가 0원이 돼도 손실은 7만원에 그친다. 그러나 7만원에 공매도한 주식이 10억원이 되면 전 재산을 날릴 수도 있다.
전설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도 공매도는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버핏은 “경험상 (공매도보다) 주식을 매수해 돈을 버는 것이 훨씬 쉬웠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자에게 공매도는 기울어진 운동장이 아니라 위험한 운동장이다.
유승호 경제교육연구소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