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신화통신 "양국 협력 세계에 도움"…美석학들 '협력 필요' 메시지도 부각
美 NPR "게임체인저 기대말라" CNN "이혼위기 불신 부부"…AP "추가 악화 방지만으로도 양국 승리"
1년만의 정상회담에 中매체 "기대감" 美 주요언론 "큰 기대말라"
오는 1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1년 만에 개최되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 매체들이 분위기 띄우기에 나서며 강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반면 회담 성사 직전까지 중국에 비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미국 일부 주요 매체들 사이에서는 "양국 관계의 획기적인 돌파구 마련은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론에 가까운 신중론이 나오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주말에 이어 13일에도 논평과 칼럼을 통해 미중간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양국 정상회담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우선 관영통신 신화사는 이날 별도 논평에서 미국과 중국의 긴밀한 협력은 세계평화와 번영에 큰 의미가 있다"며 "중국과 미국이 손을 잡으면 양국과 세계에 도움이 된다는 게 역사적으로 증명됐다"고 강조했다.

신화사는 이어 유명 경제학자 제프리 삭스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와 미국 정치학자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석좌교수 등 미국 저명학자들의 목소리를 빌려 미중 협력의 메시지도 적극적으로 발신했다.

중국중앙TV(CCTV)도 '미중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외교정책협의, 해양문제협의, 기후변화회담 등 양국의 잇따른 고위급 회동을 거론하며 "양국은 대화와 교류를 통해 관계를 안정시키겠다는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며 샌프란시스코 정상회담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방송은 시진핑 주석이 내세운 미중관계의 3대 원칙인 상호존중, 평화공존, 협력상생을 강조한 뒤 "미국이 국가와 인민의 이익, 세계에 대한 책임감의 관점에서 중국과 이성적·실무적으로 대화하기를 바란다"며 미국 측의 성의있는 조치를 촉구하기도 했다.

남방일보 인터넷판인 남방망(南方網)은 미중 정상회담에서 주목해야 할 3대 핵심포인트를 짚기도 했다.

첫 번째로 미중 관계가 경제무역 협력에서 안정세 조짐을 보인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매체는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허리펑 부총리의 방미를 통한 양자회담과 미국의 제6회 중국국제수입박람회 참가, 미중간 직항편수의 70편으로의 증가 등을 거론하며 "양국의 호혜협력에 대한 수요와 동기가 여전히 강하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개빈 뉴섬 미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중국 지원을 위해 파견된 미군 부대 '플라잉 타이거'(Flying Tiger·중국명 비호대) 대표단의 방중 소식을 언급하면서 "최근 양국간에는 고위급 접촉은 물론 지방과 각계에서의 교류와 협력이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이 매체는 "양국관계가 안정적이고 장기적으로 지속되려면 평등과 상호 존중이 필요하다"며 미국의 약속 이행을 강조했다.

반면 미국 공영라디오 NPR은 양국 정상회담 발표 직후인 10일(이하 현지시간) 다음주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 관련 기사를 전하면서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는 기대하지 말라'는 제목을 달았다.

이 매체는 분석가들을 인용, 정상회담이 양국간 불안정한 관계를 안정시키는 데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아마도 그(미중관계의) 궤적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랫동안 무역, 기술, 안보, 인권을 둘러싼 의견 차이 수렁에 빠져 있던 미중관계는 최근 몇년간 불신과 마찰이 눈에 띄게 증가했고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과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경쟁적인 관계로 재설정한 바 있다.

미국 전문가들은 이런 분위기 속에서 바이든과 시진핑이 대화를 중심으로 한 모멘텀을 계속 구축하는 데 동의할 가능성이 높지만, 다른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보니 린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 어느 쪽도 관계에서 중요한 성과나 돌파구를 기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행정부 고위관리들도 양국 관계 안정화에 대한 중국의 의지가 어느 수준인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NPR은 전했다.

미국 CNN 방송도 12일 홍콩발 기사에서 시 주석이 6년여 전의 미국 방문 당시와 달리 이번 방문에서 자신에 대한 반감이 대폭 강화된 미국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 주석이 가장 최근에 미국에 발을 디뎠던 2017년 4월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야자나무가 들어선 마러라고 자택에서 그를 환영하며 결속을 다졌다고 회상하면서도 "현재의 세계 양대 경제대국(미국과 중국)은 이혼 위기에 처한 불신의 부부처럼 보인다"고 방송은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점점 더 양극화되는 미국의 정치에서 보기 드문 공통분모가 됐다"면서 대중 강경책에는 미국의 민주당과 공화당 정부를 아우르는 초당적인 공감대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매체는 과거 중국의 최고지도자 덩샤오핑과 장쩌민, 2013년과 2017년 방미한 시진핑에 이르기까지 미국 대통령은 중국 지도자들을 개인 별장이나 사저로 초청해 개인적인 친분을 쌓았지만,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는 이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미국 스팀슨센터 중국 프로그램 책임자인 윤 선은 "바이든이 시진핑을 사저로 초대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며 "정상회담 개최지인 샌프란시스코는 매우 사무적이고 공식적인 곳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AP통신은 13일 미국과 중국이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긴장 완화를 추진한다면서, "미국과 중국은 전 세계 상품과 서비스의 40% 이상을 생산하는 양대 경제대국으로서 세계 경제는 미중 데탕트(긴장완화)를 통해 확실한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도 AP 역시 다른 미국 매체들과 마찬가지로 무역갈등을 비롯한 양국 현안에 대한 돌파구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점에 무게를 실었다.

정상간 대면 회담이 없던 지난 1년간 미중간 마찰은 더욱 악화했고 어떤 면에서는 미중간 무역 긴장이 트럼프 시대보다 바이든 시대에 훨씬 높다는 것이다.

통신은 이런 점을 부각하면서 "양국 관계의 추가 악화 방지만으로도 양국 모두에 승리가 될 것"이라는 에스워 파라사드 미국 코넬대학 교수의 분석도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