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공립 7곳·사립 3곳 선정…강원·경북 2곳씩 뽑혀
'학과 간 벽' 허물고, '자율통합' 추진한 대학에 높은 평가
2차 선정은 내년 1월부터…예비지정 대학, 본지정에 자동 진출할 듯
'5년간 1천억' 글로컬대 10곳 첫 선정…연대 미래캠 등 고배
비수도권 대학들이 생사를 건 듯 치열하게 경쟁했던 '글로컬대학' 사업에 포항공대 등 10곳이 처음으로 선정됐다.

5개월 전 예비지정을 통과해 본지정까지 경합했던 연세대 미래캠퍼스, 순천향대 등 5곳은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교육부와 글로컬대학위원회는 글로컬대학 본지정 평가위원회의 평가와 글로컬대학위원회 심의를 거쳐 2023년 글로컬대학 평가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글로컬 본지정 대학은 ▲ 강원대·강릉원주대 ▲ 경상국립대 ▲ 부산대·부산교대 ▲ 순천대 ▲ 안동대·경북도립대 ▲ 울산대 ▲ 전북대 ▲ 충북대·한국교통대 ▲ 포항공대 ▲ 한림대 등 총 10곳이다.

통합을 전제로 공동 신청한 곳이 4곳 포함돼 대학 수로는 총 14개교에 달한다.

선정된 대학은 올해부터 5년간 한 곳당 총 1천억원을 지원받는다.

설립 유형별로는 국공립이 7곳, 사립이 3곳 선정됐다.

지역별로는 강원과 경북이 각각 2곳, 부산, 울산, 충북, 전북, 전남, 경남 등이 각각 1곳씩이다.

이 사업은 대학과 지역의 동반 성장을 이끌어갈 대학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세계적 수준으로 발돋움할만한 역량이 있는 비수도권 대학에 '파격 지원'을 해 대학은 물론 지역소멸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것이 교육부의 목표다.

교육부와 글로컬대학위원회는 지난 6월 총 15곳, 대학 수로는 19개교를 글로컬대 예비지정 대학으로 선정했다.

이후 이들 대학이 냈던 5장짜리 혁신기획서를 구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서를 받아 본지정 평가를 해왔다.

예비지정 대학 가운데 ▲ 순천향대 ▲ 연세대 미래캠퍼스 ▲ 인제대 ▲ 전남대 ▲ 한동대 등 5곳은 탈락했다.

'5년간 1천억' 글로컬대 10곳 첫 선정…연대 미래캠 등 고배
교육부는 공정성을 위해 예비지정 평가에 참여한 전문가는 배제한 채 학계, 연구계, 산업계 등 관련 전문가로 본지정 평가위원회를 구성했다.

철저한 보안을 위해 본지정 평가위원들은 비공개 합숙 평가를 했다.

'실행계획의 적절성', '성과 관리', '지자체 지원·투자' 등 3개 영역을 중점적으로 평가했다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글로컬 본지정 대학 10곳은 모두 지역 위기를 돌파하고, 미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실행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는 평을 받았다.

다수 대학은 '대학 내 학과·전공 간 벽', '대학과 지역산업·연구기관 간 벽'을 허무는 방안을 내세웠다.

대학 간 자율적인 논의를 통해 '통합'을 추진하려는 시도, 각 대학의 강점 분야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노력 역시 주목받았다.

본지정 대학들은 내년 2월까지 전문가 컨설팅을 거쳐 실행계획서를 수정·보완한다.

교육부는 올해는 한 곳당 우선 최대 50억원을 지원하고, 연차별 이행계획에 따라 지원액 규모를 결정할 계획이다.

글로컬대로 지정된 대학에 대해서는 매년 이행 점검을 실시하고, 3·5년 차에는 중간·종료 평가를 실시한다.

평가 결과 실행 계획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거나, 성과가 미흡한 경우 글로컬대학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협약을 해지하거나 지원 중지 등의 조처를 받을 수 있다.

필요할 경우 교육부는 사업비 환수도 검토한다.

특히 '통합 추진'을 전제로 공동 신청한 대학의 경우 협약 체결 후 1년 이내에 교육부로 통합 신청서를 제출하는 등 신속하게 통합 절차를 밟아야 한다.

'5년간 1천억' 글로컬대 10곳 첫 선정…연대 미래캠 등 고배
평가 결과에 이의가 있는 대학들은 22일까지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교육부는 최종 검토를 거쳐 이달 말 본지정 평가 결과를 확정해 안내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이번에 선정된 대학을 포함해 2026년까지 글로컬대학 30곳을 선정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1월에 바로 '2024년 글로컬대학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4월 예비지정, 7월 본지정에 나서는 등 속도를 낼 방침이다.

올해 예비지정을 통과했으나, 본지정에서 탈락한 대학들은 내년에 자동으로 본지정 평가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학이 혁신의 동력을 잃지 않도록 예비지정 대학들에 대해 내년에 한해 예비지정 대학의 지위를 인정해달라고 글로컬대학위원회가 교육부에 권고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선정되지 않은 대학들도 혁신을 추진해나갈 수 있도록 고등교육 규제를 개선하고, 대학이 '학과 간 벽 허물기'를 포함한 교육 혁신, 지역과 연계한 혁신 등을 추진하는 경우 일반재정 지원사업을 통해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번 글로컬대학30 프로젝트를 통해 대학 현장에서 시작되는 혁신과 변화의 물결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교육부는 글로컬대학을 선두로 모든 대학이 과감한 혁신을 통해 도약할 수 있도록 전폭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