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지방자치] 초미니 지자체 증평 인구유지 원동력 작은도서관

곳당 4∼5개 돌봄 프로그램 운영…연 인원 8천600여명 이용
군, 작은 도서관 4곳 추가 설치…"'20분 돌봄도시' 구축할 것"

2003년 충북 괴산군에서 독립한 증평군(81.83㎢)은 경북 울릉군(73.03㎢)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면적이 작다.

행정 구역이라곤 증평읍과 도안면 단 두 곳뿐이다.

개청 당시 인구는 3만1천581명으로 도내 11개 시·군 가운데 가장 적었다.

하지만, '스무살'이 된 증평군 인구는 올 9월 말 기준 3만7천427명으로 개청 당시보다 20%가량 늘었다.

단양(2만7천747명)과 보은군(3만1천126명)은 물론 '큰 집' 격인 괴산군(3만6천570명)보다 많다.

청년인구(만 18∼39세) 비율이 전체 인구의 25.3%에 이르는 젊은 도시에 걸맞게 아이 울음 소리도 잇따른다.

올해 지난달 말까지 193명이 태어나, 지난해 같은 기간 135명보다 58명(42.9%) 증가했다.

개청 당시 소멸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군이 이 같이 발전하고 성장한 배경에는 편리한 교통망과 잇단 아파트 단지 입주 등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군은 '민선6기'부터 시행 중인 '증평형 온(ON) 돌봄'도 인구 유지 등에 힘을 보탠다고 자평한다.

아이 키우기 좋은 사회를 목표로 한 이 시책은 행정기관은 물론 기업과 민간 단체까지 참여하는 민·관 거버넌스형 돌봄이다.

핵심 사업은 지난해 말부터 운영된 작은 도서관(4곳)이다.

아파트 단지에 들어선 15∼20평 안팎의 작은 도서관은 단순히 책만 읽는 공간이 아니다.

누구나 찾을 수 있는 이곳에서는 아이들이 재잘거리고 함박 웃음 꽃을 피우며 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다채로운 돌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바닥도 온돌식이어서 놀이 등을 즐기다 지치면 누워 쉴 수 있다.

아이들은 놀이 등을 즐기다 싫증이 나면 아무 때나 집에 갈 수 있다.

작은 도서관은 매주 월∼금요일 오후 3시께부터 4시간씩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1곳당 적게는 4개, 많게는 5개의 돌봄 프로그램을 펼친다.

그림책 세상, 인성 놀이터, 미술 놀이, 3D 펜 만들기, 영어 동화 구연, 전래놀이, 모래 예술 등 프로그램도 다채롭고 알차다.

군에서는 아이들 간식비와 돌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자원활동가' 수당을 지원한다.

4개의 작은 도서관이 문을 연 이후 연인원 8천600여명이 이용했을 정도로 반응은 뜨겁다.

증평읍내 A초등학교 2학년 B군은 "모르는 아이들과 사귀고 신나는 놀이와 체험을 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말했다.

꿈빛 작은 도서관 관계자도 "맞벌이 부모의 경우 아이들을 아파트 단지 내 작은 도서관에 맡기고 편리한 시간에 집으로 데려가는 데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귀띔했다.

군은 돌봄기능을 톡톡히 해내는 작은 도서관이 호응을 얻음에 따라 올해 말까지 4곳 더 늘린다는 계획이다.

군의 한 관계자는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부모뿐 아니라 지역 사회가 함께 아이를 키운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군이 작은 도서관을 이용해 돌봄 서비스 사업을 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군은 작은 도서관의 성공적 운영을 바탕으로 아이들의 놀이터인 돌봄 나눔터도 운영하기 시작했다.

군은 최근 홍보관으로 이용되던 군청 중앙 현관을 방문객이 블록 놀이, 코딩 놀이, 독서 등을 할 수 있는 아기자기한 공간으로 꾸몄다.

군은 작은 도서관 4곳, 마을커뮤니티 돌봄나눔터 및 다함께 돌봄센터 각 1곳 등 총 6곳의 돌봄 인프라를 추가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군민 누구나 걸어서 20분 이내에서 돌범 서비스를 받는 '20분 돌봄도시'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