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중저가폰 줄이고 애플 외 외산폰 점유율 1%
중저가폰으로 통신비 부담 경감? 통신업계는 회의적
한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을 제외한 제조사들이 사실상 '백기'를 든 가운데, 정부가 통신비 인하 대책으로 중저가 독려 정책을 꺼내 들었다.

시장 점유율 1위 삼성전자가 보급형 라인업 확대를 시사했지만, 업계에서는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1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국내 시장에서 보급형 스마트폰 라인업 갤럭시 A 시리즈 확대를 고려하고 있다.

A2, A3, A5 라인업을 올해 국내 시장에 선보인 만큼, 여기에 갤럭시 A15가 추가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폴더블 팬에디션(FE) 모델 출시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FE 모델은 주력 스마트폰의 주요 기능은 담으면서도, 사양을 낮춰 가격을 내린 보급형 모델이다.

스마트폰의 경우 S 시리즈에서만 FE를 선보인 바 있다.

삼성전자의 이런 행보는 정부가 최근 발표한 '통신비 부담 완화 방방안'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달 8일 국내 제조사가 30만∼80만 원대 단말기를 올해 안으로 2종, 내년 상반기 3∼4종 각각 출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가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의 70∼80% 이상을 차지하고, LG전자가 2021년 시장에서 철수한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한 곳을 콕 찍은 셈이다.

실제로 정부 발표 후 KT와 협업한 40만원대 갤럭시 점프3가 10일 공개됐으며, 최근 국립전파연구원 적합성 평가를 받은 갤럭시 S23 FE도 연내 출시가 전망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중저가 스마트폰 중심의 통신비 인하 대책이 정부 기대만큼 효과를 낼지는 의문이라는 평가가 많다.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중저가 라인업을 11종으로 2021∼2022년 대비 소폭 정리했는데, 원자재 가격 상승과 판매 부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한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값싼 중저가 스마트폰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플래그십 단말기를 싼값에 사길 원한다"면서 "시장 경제체제에서 가격을 임의로 제한하려고 하는 것은 다소 아쉽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외산 스마트폰도 대안이 되지 못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애플을 제외한 기타 제조사들의 3분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모두 합쳐 1%에 불과했다.

이 기간 모토로라는 폴더블 스마트폰 레이저40 울트라를, 영국 브랜드 낫싱은 문자 모양(글리프) 인터페이스를 강조한 폰 투를 각각 내놨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다.

구글 픽셀 시리즈, 화웨이 메이트 60 프로 등 해외 시장에서 주목받은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의 국내 출시 계획도 없거나 미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알뜰폰(MVNO) 사업자들이 과거 샤오미 등 외산 스마트폰을 들여온 바 있지만, 최근 들어 줄어드는 흐름을 보인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외산 단말기를 들여오지 않는 것은 사업성이 없기 때문"이라면서 "LG전자 단말기도 소비자들 선택을 받지 못해서 접었는데, 외산 단말이 시장에 새로운 균열을 낼 수 있을까 솔직히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