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뒤면 일본에서 고속도로 전용도로를 달리는 화물 전용 운송 수단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운전기사 부족으로 2030년 일본 전체 화물의 34%가 멈출 것으로 예상된다는 ‘물류 2024년 문제’의 대응책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국토교통성이 고속도로 중앙분리대나 갓길에 설치한 물류 전용 라인에서 자율주행 카트가 화물을 실어 나르는 구상에 착수했다고 12일 보도했다. 향후 시범 운영 등을 거쳐 10년 뒤 자율주행 카트 전용도로를 현실화하는 게 목표다.

일본 정부는 지난 10일 의결한 2023년 추가경정예산에 이와 관련한 조사비용을 반영했다. 국토교통성은 조만간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NEXCO동일본 등 정부 산하 고속도로 기업 세 곳과 후보 구간을 추리는 작업을 시작한다. 수도권과 도호쿠 지방, 간사이 지역과 시코쿠 등 물동량이 많은 구간이 유력시된다.

자율주행 카트 전용도로는 물류 2024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다. 물류 2024년 문제란 내년 4월부터 트럭 운전기사가 부족해 택배를 포함한 물류의 상당 부분이 멈추는 사태를 말한다. 이는 일본의 주 52시간 근무 제도인 일하는 방식 개혁 관련법 시행에 따라 내년 4월부터 트럭 운전기사의 1년 잔업시간이 960시간으로 제한되면서 생기는 변화다.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반년 후인 2024년 4월 일본 전체 화물의 14%가 멈출 전망이다. 또 2030년에는 전체 물류의 34%가 멈추게 된다.

2018년 기준 일본 전체 물류(총 47억2700만t)의 92%를 트럭이 담당한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와 기업은 트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대책을 총동원하고 있다. 내년 도쿄와 나고야를 잇는 고속도로 일부 구간에 운전기사가 핸들에서 손을 뗀 채 운행할 수 있는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트럭 전용도로를 설치하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