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들 기자간담회서 "정부와 제조사 적극 피해보상 나서야"
전북 가습기살균제 피해 신고자 7년동안 두 배↑…"고통 여전"
가습기살균제 피해와 관련한 전북지역 신고자가 최근 7년 동안 두 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전북환경운동연합과 환경보건시민센터가 한국환경산업기술원 가습기살균피해지원센터에 정보공개를 신청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도내 피해 신고자는 253명이다.

7년 전인 지난 2016년 9월 전북환경운동연합이 발표한 조사보고서를 보면 피해 신고자는 121명, 사망자는 20명이었다.

7년 동안 피해신고자와 사망자는 각각 132명, 8명 늘어난 것이다.

피해 신고자 253명 중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 특별법'에 따른 구제 대상 인정자는 모두 146명으로, 이 중 28명이 숨졌다.

최근 연관성 논란 끝에 가습기살균제 피해로 인정된 폐암 환자는 253명 중 8명이었고 이 중 5명이 숨졌다.

단체는 아직도 구제대상자로 인정받지 못한 피해자가 많은 만큼 제조사와 정부가 피해자를 끝까지 책임지고 보상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아 이날 오후 피해자들과 전북환경운동연합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에 따르면 전북에서 31만6천명가량이 가습기살균제를 썼고, 이에 따라 병원 진료를 받은 사람이 3만701명에 달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정용(59·정읍)씨는 "2007년께부터 2년 정도 옥시레킷벤키저(옥시)가 판매한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했는데, 목이 이상해서 호흡곤란으로 쓰러졌다.

이후 2019년에 가습기살균제 피해를 신고해 구제대상자 인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당시 함께 생활했던 아들은 악성 피부질환이 생겼는데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피해를 인정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살균제를 탄 물이 좋다고 해서 아들 피부에 발라줬던 게 후회가 된다.

내가 아들을 다치게 한 것이란 생각에 가슴 아프다"며 "악성 아토피도 살균제로 인한 피해 인정을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가습기살균제 제조사가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본 대법원판결을 두고는 '법원이 인정한 만큼 제조사가 직접 나서라'는 의견도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이날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인 김모 씨가 제조·판매사인 옥시와 납품업체인 한빛화학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의 일부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문영환(69·군산)씨는 "법원이 기업의 책임을 인정했으니, 피해자들이 일일이 소송을 해서 보상을 받기보단 기업들이 먼저 나서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문 씨는 2008년에 8개월간 옥시 제품을 썼고, 2018년에 기관지합병으로 구제인정을 받았다.

그러면서 "나 같은 어른들이야 나이가 들었다고 해도, 어린이들에게는 이 피해가 나중에 어떻게 되돌아올지 모른다"며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제조사와 정부는 이 문제에 대해 적극 책임을 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