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섭 박사 연구팀 "대형 건축 구조물 안전진단 등에도 활용"
원자력연, 고준위폐기물 처분장 핵심 소재 품질관리 기술 개발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저장처분성능검증부 김진섭 박사 연구팀이 고준위 폐기물 처분장의 핵심 소재인 벤토나이트 완충재 블록 품질을 실시간 관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이 기술은 토목 엔지니어링 업체인 에이치비씨에 이전됐다.

사용후핵연료를 지하 수백m 아래에 영구 보관하는 시설인 고준위 폐기물 처분장은 핵심 소재의 안전성이 장기적으로 유지돼야 한다.

점토질 흙의 일종인 벤토나이트는 처분장 핵심 소재로 사용후핵연료를 담은 처분 용기에 지하수가 유입되는 것을 막고, 방사성물질의 이동을 저지하는 완충재 역할을 한다.

기존 실험실 규모에서 사용하는 X-레이(ray) CT는 정밀도는 높지만 별도 시설이 필요하고 비싼 데다, 검사할 수 있는 블록 크기도 작아 산업 현장에서 사용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현장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으면서 신뢰성 높은 비파괴 검사 방법 개발을 위해 방사선을 이용하는 X-레이 CT와 감마선 검사, 방사선을 이용하지 않는 탄성파, 초음파, 전기 비저항 탐사 등 다양한 방법을 비교했다.

그 결과, 감마선이 완충재 건전성에 영향을 주는 요인인 밀도와 수분 함유량 변화를 가장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완충재 블록을 투과해 계측된 감마 선량을 바탕으로 완충재 블록 밀도와 수분 함유량을 도출하는 프로그램을 개발, 이를 통해 실시간 품질을 관리하는 데 성공했다.

감마선 검사장비는 단순하고 크기가 작아 이동이 자유롭고, 검사 비용도 적게 드는 장점이 있다.

초음파나 전기 비저항 탐사처럼 검사 대상에 센서를 부착할 필요가 없어 사용도 쉽다.

현재 실험실 수준의 장비를 마련했지만, 내년에는 중대형 완충재 블록에 적용할 수 있는 자동화 추가 장치들을 개발할 예정이다.

연구팀은 암반이나 콘크리트 구조물 파손 때 발생하는 탄성파를 측정해 파손 정도를 정량 평가하고, 잔여 수명을 예측하는 구조물 안전성 평가 기술개발도 끝내고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김진섭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비파괴 검사 기술은 원자력 처분 분야뿐 아니라 대형 건축 구조물 안전 진단 등 다양한 건설 분야에서도 수요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