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70년 만에 다시 '킹스 스피치'
영국 의회에서 70년 만에 처음으로 ‘킹스 스피치’가 열린다.

찰스 3세 국왕(사진)은 7일 즉위 후 처음으로 의회 개회식에서 정부의 주요 법률 제정 계획을 발표하는 연설을 한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재임 중에는 ‘퀸스 스피치’로 불렸다. 이날 행사는 국왕이 버킹엄궁에서 웨스트민스터로 출발하면서 시작하며 TV로 생중계된다. 국왕은 웨스트민스터에 도착 후 군주를 위한 출입문으로 입장하고 상원에서 왕좌에 앉을 예정이다.

이어 ‘블랙 로드’가 하원으로 의원들을 데리러 가는데 이때 전통에 따라 의회 독립성을 보여주기 위해 하원은 문을 닫는다. 블랙 로드가 검은색 막대기로 문을 두드리고 나면 문을 열고 이동하게 된다. 하원의원 중 한 명은 국왕의 안전한 귀환을 보장하기 위해 인질로 잡힌다. 국왕은 킹스 스피치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주요 법률안을 읽게 된다. 연설문 작성도 정부가 한다.

이번 킹스 스피치에는 총선을 앞두고 리시 수낵 총리가 추진하는 정책들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BBC에 따르면 북해 석유·가스 신규 개발 허가, 단계적 담배 판매 금지, 잉글랜드 축구 신규 규제기관 설립, 피고인 선고 공판 참석 강제, 해외 교도소 공간 임대, 절도 재범 시 징역형 의무화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찰스 3세 국왕은 지난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대신해 연설한 경험이 있다. 당시 여왕이 거동 불편을 이유로 왕세자였던 찰스 3세에게 의회 개회 연설이라는 주요 헌법적 역할을 맡겼다. 이를 두고 왕위 이양이 서서히 이뤄지는 신호라는 해석도 나왔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