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해각서 체결됐지만 진척 없어…영종은 올해 말 공모
인천 국제학교 유치 지지부진…송도도 영종도 '주춤'
외국인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해 인천 경제자유구역에서 추진되는 국제학교 유치 사업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7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인천경제청은 송도에 영국 명문학교인 '해로우 스쿨'을 유치하려고 지난 6월 이 학교의 아시아 설립 인허가 법인(AISL Harrow International School)과 상호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지만 이후 별다른 진척은 없다.

예정 부지인 송도 3공구 제2국제학교부지(7만1천㎡) 매입 가격을 포함한 초기 투자비만 1천억원대로 추산되는 만큼 구체적인 재원 계획 등이 필요하지만 이 역시 아직 제출되거나 논의되지 않았다.

AISL이 해로우 스쿨 본교가 아니라 아시아에서 해로우 스쿨을 개교할 권한을 위임받은 영리 법인이어서 경제자유구역인 송도에 학교를 직접 개교할 수 있는 주체가 아니라는 점도 걸림돌이다.

현행법상 경제자유구역에 국제학교를 설립하려면 비영리 외국학교 법인이 기준에 맞는 시설을 갖추고 경제청장 추천을 거쳐 관할 교육청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아시아에 해로우 스쿨을 유치하려면 본교와의 소통 창구인 AISL과 협상을 거쳐야 해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이라며 "아직 뚜렷한 진척은 없으나 향후 협상 상황에 따라 유치를 계속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영종도의 국제학교 유치도 지지부진한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영종국제도시 미단시티의 교육시설 용지인 3개 필지(10만1천㎡)에 국제학교를 유치하기 위해 지난 6월 사업 설명회에 이어 주민 의견 수렴도 마쳤다.

그러나 8월 말로 예정됐던 국제학교 사업자 공모는 올해 말로 미뤄진 상태다.

인천경제청이 추진하려던 사업자 공모 방식이 주민 반발에 부딪혀 좌초됐기 때문이다.

인천경제청은 최대 1천억원에 달하는 건축비를 부담할 학교 법인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사업 시행자가 부지 일부에서 나올 개발 이익으로 국제학교를 지은 뒤 비영리 외국학교 법인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1안을 추진했다.

내부적으로 검토하던 2안은 비영리 외국학교 법인에 교육시설용지를 장기간 빌려주고 지원시설용지의 우선매수권을 부여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1안대로 학교를 유치할 경우 개발 사업자 '배 불리기'에 악용될 수 있다는 주민 반발이 일자 인천경제청은 뒤늦게 방침을 선회했다.

이에 기존 1·2안이 아닌 제3의 안을 확정해 올해 말까지 사업자 공모를 낸다는 방침이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경제자유구역 20주년을 맞을 동안 전국적으로 정식 인가를 받은 국제학교가 3곳뿐인데 그만큼 시간이 오래 걸리는 사업이라는 것"이라며 "우선협상대상자가 정해져도 최소 5년 넘게 걸리는 사업인 만큼 신중하게 검토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국제학교는 송도에 있는 채드윅과 캘빈매니토바 등 2곳이며, 영종과 청라에는 국제학교가 없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