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전 150개→올해 20개…양안 관계 갈등 영향 관측

5일 개막한 중국 국제수입박람회(CIIE)가 역대급 규모를 자랑하지만, 대만 기업들의 참가는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급' 규모로 열린 中국제수입박람회…대만 참가기업은 급감
6일 대만 중앙통신사 보도에 따르면 전날 상하이에서 개막해 오는 10일까지 열리는 제6회 중국 국제수입박람회에 대만에서는 20개 업체만 참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8년 열린 제1회 때 110여 개 업체가 참여했고, 이듬해인 2019년 2회 때는 150여 개로 늘어났던 것과 비교하면 80% 이상 급감한 것이다.

2018년 시작된 이 박람회는 중국이 대외 개방과 수입 확대를 위해 국가 차원에서 개최하는 행사다.

중국의 지방정부와 국영·민영 기업들이 구매 사절단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외국 기업들로서는 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위한 중요한 플랫폼으로 평가된다.

시 주석이 직접 기획해 추진하는 등 상당히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시 주석은 1회 때부터 개막식에서 직접 기조연설을 했고, 코로나19 기간에는 화상으로 개막식 축사를 대신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2020년부터 온라인 위주로 진행하다 3년 만에 제대로 열리는 이번 박람회에는 130여개국에서 3천400여 개 기업이 참가했다.

박람회 주최 측은 세계 500대 기업과 업계 선도 기업, 혁신적인 중소기업 참가 규모가 역대 박람회 중 가장 크다고 밝혔다.

한국에서도 무역협회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주관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총 212개 기업이 참가했다.

미국 역시 연방정부 차원으로는 처음으로 농무부가 인솔하고 아이다호 등 2개 주(州)정부, 15개 기업으로 구성된 대표단이 참가해 미중 무역 시장 개방의 양호한 신호로 해석됐다.

또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마누엘 마레로 쿠바 총리,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 등이 개막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유독 대만 기업들의 참가만 이전보다 큰 폭으로 감소해 대조를 이뤘다.

중국 내 대만 기업들의 조직인 '중국 대륙 전국 대만기업 연합회'의 리정훙 회장은 "박람회 참가 문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전 박람회 때 참가했던 대만의 많은 중소기업이 자격 요건을 갖추지 못해 참가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대만 독립을 지향하며 미국과 군사·경제적으로 밀착하는 민주진보당(민진당) 집권 이래 첨예하게 대립하고 갈등이 고조하는 양안 관계의 영향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리 회장도 "기업들은 전시 효과와 비용의 효율성 등을 고려해 박람회 참가 여부를 결정한다"며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는지 확인하고, 이익이 많지 않다고 판단되면 불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안 관계가 껄끄러운 상황에서 많은 대만 기업이 이번 박람회 참가가 실익이 없을 것으로 보고 '보이콧'했을 수 있다는 이야기로 풀이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