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연수때 기내 음주추태로 고개 숙였다가 정책테마연수 명목으로 변경
22명 참여, 1인당 600만원 소요…불참 6명 예산은 불용 처리

일부 의원의 일탈로 해외연수를 중단했던 충북도의회가 연말 '국외출장 예산 반납'을 코앞에 둔 12월 중순께 의원 22명의 유럽 연수 계획을 확정했다.

'해외연수 취소' 충북도의회, 예산반납 앞두고 유럽연수 확정
4일 도의회에 따르면 의회는 최근 공무국외출장 심사위원회를 열어 보육정책, 지방자치 탐구 등 정책테마 연수 계획안을 통과시켰다.

의회는 상임위원회별로 운영하던 기존의 해외연수 방식에서 벗어나 특정 주제를 정한 뒤 희망 의원의 신청을 받아 팀을 구성하는 방식으로 전체 의원 35명 가운데 22명이 2개 팀으로 나눠 연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의원 8명이 참여하는 첫 번째 팀은 다음 달 14일부터 22일까지 6박 9일간 '북유럽 국가의 저출생 대응 및 유치원·보육 통합 정책 탐구'를 주제로 핀란드, 스웨덴, 덴마크를 방문한다.

주요 방문기관은 핀란드 공공의료기관 '네우볼라'와 헬싱키 시청, 스웨덴 사회보험청과 청소년센터·초등학교, 덴마크 인생설계학교 '에프터스콜레' 등이다.

'지방자치 혁신과 농업경쟁력 제고를 위한 선진사례 탐구'를 주제로 독일, 이탈리아로 떠나는 두 번째 팀에는 의원 14명이 참여한다.

이들은 다음 달 13일부터 20일까지 6박 8일간 독일 신재생에너지 마을 '반슈타트'와 유기농농장·한국무역관, 이탈리아 농업협동조합과 치유농장 등을 둘러볼 예정이다.

의원 1인당 연수 비용은 약 600만원(자부담 100만∼150만원)이다.

앞서 도의회는 지난 2월 21일 유럽 연수에 나선 건설환경소방위원회 박지헌(국민의힘) 의원의 기내 음주추태 의혹이 불거지자 정책복지위·행정문화위·산업경제위·교육위원회의 등의 연수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그러면서 입장문을 통해 "의회 차원에서 책임을 통감하고, 도민들에게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에 따라 물의를 빚었던 2월 연수에 참여한 의원 7명을 제외한 나머지 의원 28명의 해외 연수는 모두 취소된 것으로 도민들은 받아들였다.

이들이 해외연수를 포기하면 1억3천400여만원의 국외출장 예산이 불용 처리되고, 반납된 예산은 내년도 순세계 잉여금으로 편입돼 시급한 민생 사업에 쓰일 수 있었다.

하지만 자숙을 선언한 지 10개월여 만에 22명의 연수가 확정됨에 따라 불참 의원 6명 몫만 불용 처리될 예정으로 전해졌다.

이선영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최소한 올해만이라도 보류하고, 내년을 잘 준비하는 등 자성의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어떻게든 올해 예산을 쓰고 가겠다는 모습에 실망감이 크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