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부장 "투자 환경 개선 중…마이크론, 중국에서 뿌리 내리길"
中, 제재 부과 美마이크론과 '화해'…정상회담 긍정 신호 관측
중국이 자국이 제재를 가했던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을 향해 투자 환경 개선과 서비스 제공을 약속하며 '화해' 메시지를 발신했다.

3일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왕원타오 상무부장(상무장관)은 지난 1일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 일행을 만나 "중국은 높은 수준의 대외개방을 확고부동하게 추진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왕 부장은 "외국인 투자 환경을 끊임없이 개선하고, 외자기업에 서비스 제공을 보장하고 있다"며 "마이크론이 중국 시장에서 계속해서 뿌리를 내리고, 중국의 법규를 준수한다는 전제 하에서 더 나은 발전을 실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메흐로트라 CEO는 마이크론의 업무 현황을 소개하고, 대(對)중국 투자를 지속해서 확대하고자 한다는 뜻을 전했다고 중국 상무부는 덧붙였다.

앞서 중국은 지난 5월 마이크론 제품에서 심각한 보안 문제가 발견돼 안보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며 "법률에 따라 중요한 정보 시설 운영자는 마이크론의 제품 구매를 중지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작년 한 해 매출의 4분의 1을 중국에서 거둔 마이크론은 중국의 제재로 현지 매출의 절반이 영향을 받을 상황이 됐고, 이를 두고 중국이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에 대응한 '맞불성 제재'를 부과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마이크론은 제재 몇 주 뒤인 6월 중국 반도체 패키징 공장 건설에 43억위안(약 7천700억원) 투자를 약속하는 등 중국을 향한 '구애'를 계속했다.

마이크론은 계획대로 향후 수년 안에 산시(陝西)성 시안 생산시설에 반도체 조립라인이 추가되면 500개의 일자리가 새로 창출돼 직원 수가 총 4천500명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8월 중국을 방문한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은 마이크론 제재 문제를 직접 거론했고, 지난달 방중해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난 척 슈머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등 미 의원 대표단도 이를 의제로 준비하는 등 마이크론 문제는 미국 정치권의 중요한 이슈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제재 주무 장관이 직접 마이크론에 '화해'의 손길을 내민 것이 이달 샌프란시스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미중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한층 높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