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기대감에 급등한 비트코인(Bitcoin, BTC)은 1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동결 발표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3만5900달러선을 안정적으로 돌파하면 강세를 이어갈 수 있지만 3만5950달러 아래에 계속 머물면 하락 조정이 시작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2일 오후 16시 55분 기준 현재 업비트 원화 마켓에서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0.22% 내린 4799만원(바이낸스 USDT 마켓 기준 3만524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김치 프리미엄(해외 거래소와 국내 거래소의 가격 차이)은 1.3%를 기록하고 있다.

美 Fed, 기준 금리 2회 연속 동결 “당장은 금리 인하 없다"
2023년 11월 1일 FOMC에서 파월 의장이 연설하고 있다. 사진 = 미국연방준비제도 홈페이지
미국 중앙은행(Fed)은 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성명을 통해 기준 금리를 5.25~5.50%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파월 Fed 의장은 인플레이션 지표는 완만해졌지만 당장은 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Fed은 이날 정책 결정문을 통해 "올해 초부터 일자리 증가는 둔화됐지만 여전히 강세를 유지하고 있고 실업률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2%대로 되돌리기 위해 전념하고 있고 향후 적절하게 통화 정책을 조정할 준비가 돼 있다"라며 추가 인상 가능성도 시사했다.

2일 블룸버그는 “파월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상에 대한 지지가 약해지고 있다는 등 꽤나 비둘기파적(통화완화 선호)으로 들리는 발언을 내놨고 시장은 환호했다"라고 보도했다. 한편 미 경제매체 CNBC는 “Fed는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경제가 견조한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정책 입안자들은 장기간 긴축 기조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날 오후 16시 33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내달 FOMC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80.2%를 나타내고 있다. 금리를 0.25%p 인상할 가능성은 19.8%를 기록하고 있다. CME 그룹은 기준 금리 인하가 내년 6월경 처음 이루어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ETF 기대감에 ‘살아난 비트코인’ 현물 거래량 증가…시장도 회복세"

최근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하며 가상자산 시장에도 자금 유입이 증가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레이스케일, 블랙록, 피델리티, 비트와이즈, 발키리 등 다수의 자산운용사들은 지난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요청에 따라 ETF 신청서 수정안을 제출했다. 최근 블랙록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에 대비해 제인스트리트 등 대형 마켓메이커(MM)와 접촉해 유동성 공급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분위기에 그간 약세장으로 쪼그라들었던 현물 거래량과 가상자산 펀드 투자금도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지난달 29일 더블록 데이터 대시보드에 따르면 주요 거래소의 일일 현물 거래량은 240억달러(약 32조5800억원)를 돌파하며 지난 3월 이후 최대치를 찍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CC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디지털자산 투자상품의 총 운용자산(AUM)은 6.74% 증가한 317억달러(약 42조5500억원)를 기록했다. 디지털 투자 상품으로의 자금 유입이 순 증가세를 보인 것은 지난 7월 이후 처음이다.

특히 비트코인 장기 투자자들은 최근 비트코인을 계속해서 홀딩하며 추가로 매집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글래스노드는 지난달 29일 “비트코인을 5개월 이상 홀딩하고 있는 장기 투자자들은 지난 2주 동안 비트코인 보유량을 4만 BTC 가량 더욱 늘렸다"라고 분석했다.
장기 투자자의 비트코인 보유량 추이. 사진 = 글래스노드 엑스(옛 트위터) 캡쳐
이날 글래스노드는 "전체 비트코인 순환 공급량(약 1953만 BTC) 중에서 장기 투자자가 보유한 비트코인은 1489만9000 BTC를 돌파했다"라고 분석했다. 전체 비트코인 투자자 중에서 장기 투자자의 비율은 최근 증가해 76%를 돌파했고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가 보유한 비트코인 물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가상자산 분석업체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2일 기준 약 204만4000 BTC를 나타내고 있다. 단 드 로버 크립토씨닷컴 설립자는 "가상자산 거래소의 비트코인 보유고는 지난 5년 반 만에 최저치를 나타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주요 거래소 비트코인 보유량. 사진 = 크립토퀀트
내년 반감기 이후로 공급량이 절반으로 감소하면 비트코인의 상승세는 더욱 강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금융 기업 모건스탠리는 "비트코인 상승세의 대부분은 반감기 직후에 나타날 것"이라면서 "강세는 비트코인이 재작년 고점 가격(약 6만8000달러)을 찍으면 끝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는 "(내년 4월로 예정된) 반감기 이후 비트코인의 공급량이 감소하면 강세장이 촉발될 수 있다"면서 "이번 강세장은 12~18개월 동안 길게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급등한 비트코인, 3만5900달러 저항선 돌파하면 4만달러 금방 도달"

시장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3만5900달러를 안정적으로 돌파하면 4만달러까지 강세를 이어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돌파에 실패할 경우 단기적으로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한편 온체인 분석가들은 3만5000달러선이 단기 투자자가 차익을 실현한 매물대에 해당한다고 분석한 바 있다.

아유시 진달 뉴스비티씨 연구원은 "비트코인은 3만5000달러 저항선을 돌파하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긍정적인 신호를 보이고 있다"면서 “즉각적인 저항은 3만5950달러, 3만6200달러선에 차례로 위치한다. 이들을 돌파하면 3만7000달러까지 현재보다 5%가량 추가 상승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반면 그는 비트코인이 3만5000달러를 하회하면 추가 하락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명 시장분석가인 케이티 스톡턴 페어리드스트레티지 창업자도 "비트코인은 단기 저항선을 돌파한 이후 긍정적인 모멘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비트코인은 단기적으로 3만5900달러 저항선까지 추가 상승할 여지가 아직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50일, 200일 단위로) 중기적으로 분석할 때 비트코인의 지지선은 2만8300달러선 근처로 추정된다"라고 덧붙였다. 비트코인의 지지선은 현 수준보다 멀리 떨어져 있어 하락세로 반전되면 시세 낙폭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라케시 우파드예히 코인텔레그래프 가상자산 연구원도 "최근 비트코인의 상승세는 미 SEC가 가까운 시일 내에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 촉발된 것"이라면서 "(ETF와 관련해) 불리한 소식은 가격에 악영향을 줄 수 있고 단기 하락 위험성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파드예히 연구원은 "현재 비트코인은 급격한 상승 랠리 이후 3만3390달러와 3만5380달러 사이에서 (박스권을 형성하며) 통합되고 있다"면서 "비트코인은 과매수 영역에 진입했지만 강세 심리가 여전히 우세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3만5280달러를 상회하면 상승세가 주도권을 잡게 된다. 4만달러까지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비트코인이 3만3390달러를 하회하면 3만2400달러, 3만1000달러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이들 지지선을 모두 하회할 경우 2만8143달러까지 낙폭을 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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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승 블루밍비트 기자 minriver@bloomingbit.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