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기업 도요타자동차가 올 상반기(4~9월) 영업이익 순이익 매출이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일본 기업 최초로 반기 영업이익 2조엔도 달성했다. 도요타는 기세를 몰아 미국 배터리 공장 추가 투자계획을 발표하는 등 전기차 전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상반기 매출 24% 증가

도요타, 日기업 최초 반기 영업익 2조엔 돌파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요타는 4~9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4.1% 늘어난 21조9816억엔(약 197조원)이라고 발표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배 늘어난 2조5592억엔, 2조5894억엔이다. 반기 기준 영업이익이 2조엔을 넘어선 것은 일본 기업 중 최초다.

도요타는 2023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 연결순이익(국제회계기준)도 전년 대비 61.1% 증가한 3조9500억엔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존 예상치인 2조5800억엔에서 1조3700억엔 상향 조정했다. 전망치대로 연결순이익이 나면 2년 만의 최고치가 된다.

매출은 15.7% 증가한 43조엔, 영업이익은 65.1% 늘어난 4조5000억엔으로 전망했다. 각각 5조엔, 1조5000억엔 상향 조정했다. 이 같은 실적은 엔화 약세와 공급망 대란이 해소된 결과라고 지지통신은 분석했다.

이날 도쿄증시에서 도요타 주가는 122엔(4.71%) 상승한 2712엔에 거래를 마쳤다. 도요타가 1000억엔(약 8978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하며 주가 상승 기대가 확산됐다.

○美 배터리공장 11조원 추가 투자

도요타는 미국 배터리 공장에 80억달러(약 10조9000억원)를 추가 투자한다고도 발표했다. 지난해 8월 미국에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통과된 이후 단일 외국 자동차기업이 미국에 투자한 건 중 최고액이다.

도요타는 전날 전기차 관련 추가 투자 계획도 발표했다. 미 노스캐롤라이나주 리버티에 건설 중인 배터리 공장 투자액을 2030년까지 139억달러(약 18조9000억원)로 늘리겠다고 밝힌 것이다.

순수 전기차(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등 친환경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생산 라인 8개를 추가해 10개 공정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연간 생산능력은 30GWh로, 전기차 4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도요타는 여기서 제조된 배터리를 활용, 2025년부터 미국 내 전기차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리버티 공장 건설에 따른 일자리 창출 효과는 약 3000명에서 5000명 이상으로 두 배 가까이로 늘었다.

션 서그스 도요타노스캐롤라이나 사장은 이번 투자의 의의를 “전기차 전환과 탄소 감축에 대한 의지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2025년까지 세계에 판매되는 모든 도요타·렉서스 모델에 전기차 옵션을 제공하고, 2030년까지 연간 350만 대의 전기차를 팔겠다는 것이 이 회사의 목표다. 현재 판매량(2022년 기준 2만4000대)을 고려하면 4년 내 60배 이상 매출을 늘리겠다는 얘기다.

노스캐롤라이나주는 도요타가 북미 리튬이온배터리 생산 거점으로 낙점한 곳이다. 리버티 공장은 도요타의 미국 내 첫 번째 배터리 제조 기지로, 2021년 말 착공했다. 초기 투자액(12억9000만달러)과 비교하면 10배 넘는 돈을 쏟아붓는 셈이다. 노스캐롤라이나주정부는 도요타 공장에 최소 9억달러 규모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대대적 지원에 나섰다.

김인엽/장서우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