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정보원 '마약 허위 제보'에 억울한 옥살이
국정원으로부터 활동비를 받고 일하는 정보원의 허위 제보 때문에 마약 밀반입 혐의로 억울하게 구속됐던 50대 남성이 누명을 벗었다. 한 언론은 이 정보원이 국정원의 '실적 요청'에 따라 사건을 꾸몄다고 보도했다.

인천지검은 인천세관 특별사법경찰이 지난 5월 중순 구속해 송치한 A씨를 지난 6월 재판에 넘겼다. A씨는 지난 5월 필리핀에서 필로폰을 국내로 밀반입한 혐의를 받았다.



그러나 이는 국정원 정보원으로 활동한 50대 B씨의 허위 제보로 억울하게 누명을 쓴 사건이었다. 이후 서울 서부지검은 A씨의 사건을 허위로 제보한 50대 B씨를 적발해 무고 등 혐의로 지난 8월 구속했다.

이에 인천지검은 A씨의 재판이 진행 중인 인천지법에 구속 취소를 요청했고, 법원은 지난 8월 그를 석방했다. 그러나 이미 A씨는 죄도 없이 약 3개월간의 옥살이를 한 데다 한 차례 법정에 나와 재판도 받은 뒤였다.

인천지검은 최근 서울 서부지검으로부터 B씨의 무고 혐의와 관련한 수사 기록을 넘겨받아 증거 등을 재검토 한 뒤 31일 공소심의위원회를 열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향정 혐의로 구속 기소한 A씨의 공소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법원은 조만간 A씨의 공소 기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허위 제보를 한 B씨는 마약 투약 전과자로 수년간 국정원의 정보원으로 활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국정원이 정보원에게 실적을 요구해 이번 사건이 벌어졌다는 언론보도에 대해 국정원은 "우리 직원은 실적이 될 만한 마약 밀반입 정보를 (B씨에게) 요청하지 않았다"며 "정보원인 B씨가 자발적으로 (허위) 정보를 제공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검찰 관계자는 "인천세관 특사경의 수사와 구속 이후 검찰의 수사 과정에서도 A씨의 기본권을 보장하지 못했다"며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또 "A씨의 형사보상 절차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수사와 재판 과정을 면밀하게 점검해 이 같은 사례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