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투자는 회복됐지만 가계 소비가 크게 위축해서다. 올해 선진국 중에서 유일하게 역성장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맞아떨어지는 모양새다.

29일(현지시간) 독일 연방 통계청은 올해 3분기 GDP가 전 분기 대비 0.1%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로이터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0.3%)를 웃돌았지만, 역성장은 피하지 못했다.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선 0.3% 줄었다. 민간 소비가 크게 위축되면서 기업 투자 증가분을 상쇄했다고 연방통계청은 설명했다.

인플레이션이 소비 회복을 억제했다는 분석이다. 같은 날 발표된 독일 소비자물가지수(CPI) 연간 상승률은 3.8%를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4.0%)를 밑돌았지만 여전히 목표치(연 2%)의 두 배에 근접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에너지 비용이 급격히 상승한 데 따른 기저효과라고 분석했다.

침체 위기는 고조되고 있다. GDP가 2개 분기 연속 감소하면 ‘기술적 불황’에 빠진 것으로 판단한다. 올겨울 천연가스 가격이 다시 치솟으면 투자와 소비 모두 감소해 불황에 빠질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지난 10일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선진국 중 독일을 유일하게 역성장(-0.5%)할 국가로 꼽은 바 있다.

카스텐 브레제스키 ING그룹 애널리스트는 “독일 경제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에서도 유일한 경제 후퇴 국가로 기록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