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7명 중 6명 참여…키팅 전 총리 "시온주의자 단체가 초안 작성해 불참"
[이·팔 전쟁] 호주 전 총리 6명 "하마스 규탄·이스라엘 지지" 성명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공격으로 중동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호주 전 총리들이 공동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 지지를 표명했다.

30일(현지시간) 호주 ABC 방송 등에 따르면 스콧 모리슨, 맬컴 턴불, 토니 애벗, 케빈 러드, 줄리아 길라드, 존 하워드 등 6명의 호주 전 총리들은 공동 성명을 통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인질 석방 촉구하며 이같이 밝혔다.

하마스는 지난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면서 200여명을 가자지구로 납치해 갔다.

이스라엘군(IDF)이 29일까지 파악한 가자지구 억류 인질 수는 239명이다.

전 총리들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도발하는 것은 "팔레스타인의 안전에 이스라엘인보다 관심이 없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이스라엘에 대해서는 "하마스 격퇴라는 정당한 목표에는 가자지구 민간인에 대한 지원과 보호가 수반돼야 한다"며 민간인 희생을 피하고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주의적 접근을 지속할 것을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수많은 팔레스타인 어린이를 포함해 무고한 팔레스타인 민간인 수천 명이 사망하고 다친 것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하다"고 밝혔다.

전 총리들은 또 호주 내부에서도 각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이들로 갈라져 시위를 벌이는 것과 관련해 사랑과 존중으로 서로를 대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들은 "우리의 마음이 증오로 가득 차 있다면 우리는 테러리스트의 일을 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 순간 유대계 호주인들과 연대하며 이는 대다수의 호주인을 대변한다고 믿는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호주 내 팔레스타인 공동체와도 함께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성명은 생존해 있는 전 호주 총리 7명 중 6명이 함께 했다.

하지만 폴 키팅 전 총리는 이번 성명이 호주 내 시온주의자(유대민족주의) 단체에서 초안을 작성한 것이라며 자신은 이와 함께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호주 시오니스트 연맹의 제레미 레이블러 회장은 "호주는 도덕적 원칙을 가진 지도자를 배출하는 나라"라며 "양당 출신의 총리들이 공동 성명을 낸 것은 하마스에 대한 비난과 이스라엘의 방어권에 대한 지지가 정파를 초월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