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선점 경쟁에 우리나라도 추격…울산은 산업적·지리적 잠재력 충분
시, 45억원 들여 동력장치·연료탱크 등 개발 본격화…"선도도시 될 것"
자동차·수소 인프라 갖춘 울산, 도심항공교통 선도도시 꿈꾼다
다양한 제조업 인프라를 갖춰 '산업수도'로 불리는 울산이 핵심 산업기술의 집약체라고 평가받는 '도심항공교통'(UAM·Urban Air Mobility) 육성에 팔을 걷고 나섰다.

울산은 산업적으로는 물론 지리적으로도 UAM 산업 전주기를 원스톱으로 육성할 수 있는 최적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울산이 국내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급속도로 불어나는 UAM 시장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선점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2040년 시장 규모 1천340조원 전망…선점 경쟁 나선 선진국
UAM은 저소음·친환경 동력 기반의 수직 이착륙 이동 수단을 활용하는 차세대 교통체계다.

해외 선진국에서는 항공과 자동차 등 산업계에서 UAM 산업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기체 제작, 인프라 구축, 항행과 교통서비스 관련 개발이 현재 활발히 진행 중이다.

미국에서는 연방항공청(FAA)과 항공우주국(NASA)을 중심으로 기체 성능, 안전성, 상호운용성 등 기술 상용화를 위한 통합 설루션 개발·실증이 진행 중이다.

프랑스에서는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수직 이착륙장 네트워크 개발 투자계획이 발표됐으며, 독일에서는 미래항공 모빌리티(AAM) 비행 시험장을 구축해 기술 성과물을 실증하는 사업이 추진된다.

이웃 나라 일본은 오사카 공항과 교토 시내를 연결하는 8개 UAM 노선을 확정했고, 중국도 중국민용항공국을 중심으로 무인항공기 시스템 상용화를 연구 중이다.

UAM 산업은 애초 기술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발달한 개인용 비행체(PAV) 시장에 글로벌 기업들이 참여하면서 그 시장 규모가 급격히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 약 134조원에서 2040년 약 1천340조원으로 10배가량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우리나라는 UAM 분야에서 후발주자다.

하지만, 대기업이나 국가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국내외 UAM 관련 기업과의 협약이나 투자를 확대하면서 뒤처진 속도를 빠르게 만회하고 있다.

정부도 UAM 산업 육성을 국정과제로 삼아 기업 주도 모빌리티 혁신 기반 강화, UAM 상용화 체계 구축 등을 추진 중이다.

이달 24일에는 UAM 상용화 촉진과 기반, 행·재정적 지원 마련 등을 담은 '도심항공교통 활용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도 공포·시행됐다.

자동차·수소 인프라 갖춘 울산, 도심항공교통 선도도시 꿈꾼다
◇ 자동차·수소·화학 인프라 갖춘 울산…'UAM 육성 최적지'
UAM이 국제적인 유망 산업으로 부상함에 따라, 국내에서도 '우리가 선도도시'를 내세운 지역끼리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울산도 치열한 경쟁 대열에 뛰어든 상황인데, 다만 다른 도시와 달리 '믿는 구석'이 확실하다.

산업도시로서 구축한 산업적 기반과 역량들을 UAM 육성에 고스란히 활용한다면, 전국 어느 지역보다 경쟁력이 있다는 자신감이다.

우선 UAM 산업이 전통적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 전환 과정에서 주목받는 점을 고려한다면, 세계 최대 규모의 자동차공장을 보유한 것부터 울산은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

여기에 전국 최고 수준의 수소 생산·공급체계를 구축하고 있어, 항공 모빌리티 상용화를 위한 고밀도 수소연료전지 기술 개발에도 최적지로 꼽힌다.

또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정밀화학을 기반으로 한 소재 기업이 집적화해, 앞으로 UAM에 사용될 경량 소재 개발도 용이하다.

이와 같은 장점과 역량은 UAM 상용화가 본격화됐을 때 UAM 기체를 조기에 양산할 수 있는 기반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울산은 지리적으로도 UAM 산업 전주기를 원스톱으로 육성할 수 있는 입지로 평가받는다.

앞서 국토교통부가 시행한 UAM 실증 입지 평가에서는 광역지자체 중 가장 높은 적합성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군 작전구역, 공항 입출항, 비행제한구역 침범 등 공역 활용에 대한 관계기관의 제한사항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UAM 전용 하늘길을 지칭하는 '회랑' 운용성 항목에서, 수도권 이남 지역 중 유일하게 도심에서 30㎞ 이상 회랑 운용이 가능한 지역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도심의 30㎞ 이상 장거리 구간에서 UAM 실증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지역인 것이다.

자동차·수소 인프라 갖춘 울산, 도심항공교통 선도도시 꿈꾼다
◇ 45억원 들여 UAM 육성 본격화…울산시 "선도도시 될 것"
정책적으로 UAM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울산시의 의지는 강력하다.

시는 시정 운영계획 수립, 자치 정책과 법·제도 정비 등을 토대로 지역 특화산업으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앞서 2021년 5월에 '울산시 도심항공교통산업 육성 및 지원 조례'를 제정해 육성과 지원 근거는 마련한 상태다.

이후 UAM과 연계할 수 있는 산업을 공모하거나, 항공 모빌리티 관련 산업을 통한 다년간 실증 경험을 쌓는 등 단계적으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올해 6월부터 3년간 UAM 육성사업에 30억원의 예산도 본격적으로 투입한다.

민자 15억원을 더해 총 45억원으로 진행되는 이 사업은 적재하중 650㎏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동력장치와 UAM용 수소저장 탱크 개발, 자동차부품 기업의 UAM 산업 전환을 위한 네트워크 구축 등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이와는 별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수소연료전지 기반 하이브리드 분산 전기 추진 시스템을 활용한 커뮤터기(19인승급 근거리 도시 간 왕복여객기) 기술 개발'에도 참여한다.

항공용 수소연료전지 하이브리드 동력시스템, 분산 전기 추진 시스템, 저탄소 저소음 고성능 커뮤터기 개발이 추진되는 이 사업이 UAM 육성과 맞물려 상승효과를 낼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29일 "자동차, 이차전지, 수소 산업의 주요 제조·연구개발 기반을 갖춘 울산은 UAM 핵심 기술 확보와 상용화에 가장 적합한 도시"라며 "기업들이 UAM 산업으로 잘 전환할 수 있도록 다각적으로 지원해 울산이 명실상부 UAM 선도도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