롬바르디아주 언론인협회, 잠브루노씨 징계위원회 회부
베를루스코니 가문 소유 언론사가 저격 앞장…음모론 확산
멜로니 伊총리 동거인, '음담패설'로 결별에 생업도 끊길판
조르자 멜로니(46) 이탈리아 총리의 전 동거인인 안드레아 잠브루노(42)씨가 사면초가에 몰렸다.

잠브루노씨는 '음담패설 추문'으로 멜로니 총리로부터 결별을 통보받은 데 이어 언론인협회에서 징계를 받을 위기에 처했다.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주 언론인협회가 잠브루노씨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기로 결정했다고 안사(ANSA) 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9명의 언론인과 홍보 담당자로 구성된 징계위원회는 조만간 소집돼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멜로니 총리는 지난 20일 사실혼 관계인 잠브루노씨와 헤어진다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직접 밝혔다.

멜로니 총리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미디어 그룹 메디아세트 산하 '레테 4' 방송의 뉴스쇼 '오늘의 일기' 진행자인 잠브루노씨의 음담패설 추문이 결별 원인으로 지목됐다.

메디아세트 계열의 또 다른 시사 프로그램인 '스트리시아 라 노티치아'는 잠브루노씨가 여성 동료에게 "단체 성관계에 참여하면 나와 함께 일할 수 있다"고 말하는 음성을 최근 공개했다.

또한 그는 사내 불륜을 인정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멜로니 총리는 해당 방송이 나간 다음 날 직접 SNS에 글을 올려 결별을 선언했다.

메디아세트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잠브루노씨에 대해 방송 출연 잠정 정지 결정을 내렸다.

롬바르디아주 언론인협회가 잠브루노씨의 발언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판단할 경우 '제명' 징계를 내릴 수 있다고 현지 언론매체들은 전망했다.

잠브루노씨는 2014년부터 프리랜서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멜로니와는 2015년 한 TV 프로그램 촬영장에서 처음 만났다.

둘은 결혼하지 않은 채 2016년 딸을 낳았다.

지난해 10월 멜로니가 이탈리아 최초의 여성 총리가 되면서 잠브루노씨 역시 이탈리아 최초의 '퍼스트 젠틀맨'이 됐다.

현지 언론매체에서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 가문이 운영하는 메디아세트에서 멜로니 총리의 동거인을 저격하는 방송을 내보낸 것에 주목하고 있다.

연정 파트너인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지난 6월 별세한 이후 메디아세트는 장남인 피에르 실비오가 이끌고 있다.

지난달 장녀인 마리나가 정부의 은행 횡재세 부과 방침을 공개적으로 성토하는 등 고인의 사후에 베를루스코니 가문은 멜로니 정부와 사이가 틀어진 모습을 보였다.

정계에서는 메디아세트가 잠브루노씨와 관련해 앞선 방송분보다 더 심각한 내용을 방송할 계획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각종 음모론이 확산하자 메디아세트 측은 진화에 나섰다.

피에르 실비오 메디아세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9일 '스트리시아 라 노티치아' 방송이 나간 뒤 멜로니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하고 프로그램 내용에 대해서는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고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