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전한 장애인아시안게임서 메달 획득…"아내 덕에 심리 안정"
사격 이철재, '로더' 아내와 함께 장애인아시안게임 동메달
설하은 기자·항저우 공동취재단 = 이철재(스포츠등급SH2·충북장애인사격연맹)가 '로더'로 나선 아내 강혜영 씨와 함께 구릿빛 메달을 수확했다.

이철재는 24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 사격 혼성 SH2 R9(50m 공기소총복사) 결승에서 합계 228.7점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처음 출전한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따낸 자신의 첫 메달이다.

아내 강혜영 씨와 메달을 따내 기쁨은 더 컸다.

SH2 등급 사격에는 선수를 대신해 실탄을 장전해주는 로더가 있다.

로더는 경기 운영을 원활하게 하도록 돕는 역할을 하며, 이날 강혜영 씨가 이철재를 위해 로더로 나섰다.

이철재는 "고생한 만큼 좋은 결과가 나와 기쁘다"며 "고생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강혜영 씨는 함께 메달을 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는 "남편이 고생을 많이 했는데 장애인아시안게임 첫 경기에서 메달을 따 기쁘다"며 "다른 힘든 분들도 많을 텐데, 남편이 희망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미소 지었다.

사격은 호흡, 심리 등 작은 부분에서 결과가 갈리는 '섬세한 종목'이다.

이철재는 "아내가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준다.

다른 로더와 호흡을 맞춰보지 않았지만, 가족이랑 하는 게 정말 편하다고 생각한다"고 아내에게 고마워했다.

강혜영 씨는 오히려 남편 이철재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강씨는 "남편보다 내가 더 긴장하는 스타일이라서 의지를 많이 한다"며 고운 눈길로 이철재를 바라봤다.

이철재는 25일 10m 공기소총 입사와 27일 복사에서 메달을 정조준한다.

그는 "목표는 메달 획득"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사격 이철재, '로더' 아내와 함께 장애인아시안게임 동메달
이날 이철재는 이명호(청주시청)와 3∼4위를 다퉜다.

이철재는 20발까지 쏜 점수에서 208.3점으로 이명호(207.5점)에게 앞서 동메달을 확보했다.

하지만 '최종 2인' 안에는 들지 못했다.

22발 중간 합계 228.7점으로, 229.2점을 쏜 알다헤리 사이프 아흐메드 사이프(UAE)에게 밀린 이철재는 3위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박승우(스포츠등급SH2·광주광역시청)는 16발에서 레이스를 멈춰 6위(164.3점)로 결선을 마무리했다.

사격 이철재, '로더' 아내와 함께 장애인아시안게임 동메달
이 종목 금메달은 합계 251.7점으로 대회 신기록을 세운 차이참난 애너슨(태국)이 차지했다.

소총 종목은 SH1∼SH2 등급에 해당하는 선수가 참가한다.

공기소총에는 서서 쏘는 입사와 복사(엎드려쏴) 종목이 있고, 복사 종목은 혼성이며 세 가지 자세로 사격해야 하는 3자세 경기는 남·여 종목으로 구분된다.

소총복사에서는 최대 24발을 쏜다.

5발씩 2개의 시리즈를 사격한 후 2발씩 단발로 총 14발을 사격한다.

12발 사격 후 최하 점수 선수가 탈락하고, 이후에도 2발에 1명씩 탈락하며 최종 순위를 가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