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법인 처벌 적극 검토"
카카오 경영진의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는 금융감독원이 카카오 법인 처벌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시사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24일 서울 여의도동 63컨벤션에서 열린 ‘금융의 날’ 기념식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최근 문제가 된 건(카카오의 주가조작)에 대해 법인 처벌 여부를 적극적이고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사안을 이번주 내 검찰에 송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법인이 처벌받으면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생긴다. 최악의 경우 카카오뱅크 보유 지분(27.17%)을 최대 10%만 남기고 매각해야 한다.

이 원장은 이날 카카오의 SM엔터 시세조종을 두고 “과징금과 벌금 등으로 경제적 이득이 박탈되게 하고 불법 거래를 통해 이루려 한 기업·경제적 구조가 그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또 “권력이나 돈이 있는 분들의 불법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경고해 왔다”며 “최근 발생한 건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커 관련자 책임 등에 대해 엄정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금감원은 지난 2월 카카오와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를 두고 경쟁하는 동안 카카오가 SM엔터 주식(2400억원어치)을 집중 매수해 주가를 의도적으로 끌어올렸다고 보고 있다. 지난 23일에는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전 이사회 의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시세조종 혐의 등에 대해 15시간 넘게 조사했다.

김범수 구속영장 청구 위기
커지는 카뱅 경영권 리스크

금융감독원은 카카오 경영진의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에 대해 카카오 법인에 양벌규정을 적용할 수 있는지를 면밀하게 따져보고 있다. 양벌규정은 대표나 경영진 등이 법을 위반하면 법인도 함께 처벌받는 규정이다.

이를 적용해 벌금형 이상이 법원에서 확정되면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경영권을 잃을 수 있다. 인터넷은행특례법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지분을 10% 넘게 보유한 산업자본은 최근 5년간 조세범처벌법,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공정거래법 등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이 규정에 적합하지 않다면 금융위원회가 인터넷은행 지분을 10% 이하로 줄이도록 명령할 수 있다. 카카오가 카카오뱅크 지분을 10%만 남기고 나머지 17.17%를 다른 회사에 넘겨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불법 거래를 통해 이룩하고자 하는 기업적 내지 경제적 구조가 있다면 그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사회 정의에 맞다고 생각하며 그런 방향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카카오뱅크가 추진하는 신사업 또는 카카오뱅크라는 은행업 영위에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금감원은 카카오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김 센터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15시간40분간 조사를 벌인 다음날인 24일 이 금감원장은 엄정 대응 방침을 재차 밝혔다. 김 센터장에게도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카카오의 SM엔터 시세조종 과정에서 김 센터장이 지시했거나 사안을 보고받는 등 개입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금감원 안팎에선 금감원 특사경이 김 센터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 결정을 이번주 안에 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김 센터장은 임의조사를 받은 것이고 체포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다”며 “특사경이 2~3일간 법리를 검토해 청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는 “금감원이 오는 27일 금융위원회와의 합동 국정감사를 앞둔 만큼 국감 전에 결정할 공산이 크다”고 덧붙였다.

특사경은 이날 홍은택 카카오 대표와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도 금감원에 소환했다. 지난달 소환조사에 이어 두 번째다. 특사경은 지난 13일엔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등 세 명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중 배 투자총괄대표는 구속됐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