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구서 암송아지 확진…"벌써 퍼졌으면 큰일…어찌 막을지 막막해"
반경 500m 내 소 축사 없어…10㎞ 안 모든 농가에 긴급 백신 접종
'강원도까지 뚫렸다'…럼피스킨병 확산에 도내 축산농가 초긴장
경기·충북·충남·인천 등 전국 곳곳에서 소 바이러스성 질병인 '럼피스킨병' 확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24일 강원도마저 뚫리자 지역 축산농가들이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이날 오후 최종 감염이 확인된 양구군의 한 축산농가 앞은 출입 통제를 알리는 차단선이 굳게 쳐졌고 그 주위로는 흰색 방역복으로 온몸을 감싼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관계자가 사람과 차량의 드나듦을 막아서고 있었다.

차단선 너머로 보이는 축사는 적막감 속에 이따금 소 울음소리가 주위로 울려 퍼졌다.

축사 옆 공터에는 살처분 작업을 위한 대형 크레인이 높이 섰고 굴착기가 주위를 분주히 움직였다.

참담한 소식을 접한 농장 관계자는 정중히 인터뷰를 거절했다.

다만 그의 얼굴은 애써 키운 소를 땅에 묻어야 한다는 사실에 비통한 표정이었다.

인근에서 공사를 진행하던 이들은 언론사 차량이 계속 지나가자 무슨 일인지 물었다.

이들은 공사 현장 바로 위 농가에서 소가 병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자 깜짝 놀라며 "어떻게 이렇게 빨리 퍼질 수 있냐"고 되물었다.

'강원도까지 뚫렸다'…럼피스킨병 확산에 도내 축산농가 초긴장
지역 축산농가들도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춘천에서 한우 50여두를 키우는 A씨는 "모기가 병을 옮긴다는데 이렇게 빨리 퍼진다는 게 이상하다"며 "이미 병은 번졌고 뒤늦게 발견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돼지들을 살처분한다는 소식에 함께 마음 아팠는데 정작 이게 내 일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니 어떻게 병을 막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도 방역당국은 이날 양구군 국토정중앙면의 한 한우농장에서 소 1마리가 럼피스킨병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해당 농가는 전날 수의사 진료 중 7개월령 암송아지 1마리가 고열, 피부 결절 등 의심 증상을 보여 방역 당국에 신고해 이날 오후 확진으로 판명됐다.

해당 농가에서 사육 중인 소 29마리는 긴급 살처분 매몰 조치하기로 했다.

다행히 반경 500m 안에 다른 소 축산농가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도내 소 사육 농가 관련 종사자 등에 일시 이동 중지 명령을 이날 오후 1시부터 24시간 실시하고 발생농장 반경 10㎞ 이내 방역대 농가에는 5일 안에 긴급 백신접종을 마칠 예정이다.

'강원도까지 뚫렸다'…럼피스킨병 확산에 도내 축산농가 초긴장
방역대 내 농가 172곳에서는 소 5천여두를 기르는 것으로 집계했다.

도는 이와 함께 소 사육 농가에 대해 1개월간 이동제한 조치와 임상실험을 실시해 이상이 없다고 판정될 때까지 방역 조치를 진행하기로 했다.

럼피스킨병은 모기 등 흡혈 곤충에 의해 소만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폐사율은 10% 이하다.

발병 시 소의 유산이나 불임, 우유 생산량 감소 등으로 이어져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지정돼 있다.

도 관계자는 "확산을 막기 위해 활동 중인 침집파리 등 흡혈 곤충에 대한 지속적인 방제, 신속한 초동 조치와 더불어 역학 관련 농장 및 차량 이동 제한, 철저한 소독을 추진하겠다"며 "의심 증상 소에 대한 신고와 농가 수칙 준수, 소독 등을 철저히 해 달라고 당부한다"고 말했다.

'강원도까지 뚫렸다'…럼피스킨병 확산에 도내 축산농가 초긴장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