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회 "화해·상생 기록, 세계적으로 공인받아야"

제주4·3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에 청신호가 켜지자 관련 기관·단체 등이 일제히 환영했다.

제주4·3기록물 세계기록유산 신청 대상 선정 '환영' 이어져
제주4·3희생자유족회는 24일 성명을 내 "4·3기록물이 세계기록유산 한국위원회 등재 신청 대상으로 선정된 것에 진심으로 환영의 뜻을 밝힌다"며 "화해와 상생이라는 4·3의 역사적 진실을 세계적으로 공인받기 위해서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통한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한 생존 희생자는 116명에 불과하다"며 "생존 희생자가 한 분이라도 더 살아계실 때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돼 오랜 시간 감추고 아파하던 고통과 분노가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세계의 역사로 기억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제주도의회 4·3특별위원회도 논평을 통해 "세계기록유산 등재 선정은 2018년부터 도전해 온 노력의 결과로, 생존 희생자와 유족뿐만 아니라 제주도민의 뜻이 하나로 모여 성취한 결과"라며 "4·3의 기억을 대한민국의 역사이자 전 세계인이 함께 공유하는 역사로 거듭나게 하는 위대한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도의회 특별위는 "제주4·3은 세계인의 기록으로 길이 남아야 한다"며 "위대한 첫걸음이 더 깊은 발자국을 남기고 자발적인 화해와 상생의 노력으로 국가 폭력을 극복해 온 4·3의 역사적 가치가 세계사에 자리매김하도록 최종 선정까지 진정성 있게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제주4·3기록물 세계기록유산 신청 대상 선정 '환영' 이어져
세계기록유산 한국위원회는 전날 제주4·3기록물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 대상으로 선정했다.

제주도는 세계기록유산 한국위원회, 문화재청, 4·3평화재단과 협업하며 등재 신청서를 최종 보완해 11월 30일까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본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본부는 내년 전 세계 제출된 신청 건을 심사해 세계기록유산을 최종 선정한다.

앞서 제주도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해 3만300여건의 제주4·3 관련 기록물을 목록화하고 등재신청서를 제출했다.

세계기록유산 대상은 재판자료, 군·경 기록, 미군정 기록, 무장대 기록, 제주4·3 이후 화해·상생에 관한 자료 등이다.

제주4·3특별법에 따르면 제주4·3은 '1947년 3·1절 기념행사에서 경찰 발포에 의한 민간인 사망사고를 계기로 저항과 탄압, 1948년 4월 3일의 봉기에서 1954년 9월 21일 한라산 금족령 해제 때까지 무력 충돌과 공권력에 의한 진압과정에서 민간인이 집단으로 희생된 사건'이다.

정부 진상조사보고서에는 제주4·3 당시 적게는 1만4천명, 많게는 3만명이 희생당한 것으로 잠정 보고됐다.

좁은 섬에서 막대한 인적·물적 피해가 발생했고 그 후유증을 극복하고 진상규명을 하는 데 오랜 세월이 걸리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