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등 지정학적 리스크…넉달간 신흥증시 시총 3천조원 증발
대만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넉 달간 신흥국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이 3천조원 넘게 증발한 것으로 집계됐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세계 신흥 증시의 시가총액은 지난 7월 이후 2조3천억달러(약 3천90조원)가 사라졌다.

이달 초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한 이후 줄어든 시가총액만 6천460억달러에 달한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지수는 이날 0.85% 하락해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특히 이 지수의 21%를 차지하는 대만 TSMC의 주가는 5주 만에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산업에 대해 추가 규제에 나서면서 대만이 투자자들의 우려 사항으로 다시 부상했다.

미·중 갈등으로 일부 투자자가 대만에 대한 투자 비중을 줄인 것이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지정학 대시보드'에서 미·중 갈등을 고위험 범주에 넣고 있다.

FIM파트너의 찰스 로버트슨 거시 전략 책임자는 "중국-대만 리스크가 우려의 배경에 존재해왔지만, 중국의 군사력 증강에 따라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로버트슨 책임자는 "세계의 대만 반도체에 대한 의존이 유럽과 미국 산업에는 매우 실질적 우려이고, 유럽연합(EU)과 미국은 모두 대만에 대한 의존을 줄이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만해협 긴장 및 중동 전쟁과 함께 미국 국채 금리 급등과 중국의 부동산 위기도 투자 심리를 냉각시켰다.

/연합뉴스